시작도 내가, 끝도 내가.
2024년 9월 10일
운동을 해야겠다, 생각해서 달리기를 한 것이 1년이 넘어간다.
왜 달리기였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걷기를 시작했다. 그러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고, 그럼 나도? 하고 달렸던 것이 벌써 1년이 된 것이다.
처음에는 트레드밀 위를 달렸다. 1분도 제대로 달리지 못하는 나의 몸을 바라보며, 약간은 절망했다. 그렇게 몇 달은 ‘1분, 힘들지 않게 달리기!’를 목표로 달렸다. 1분이 익숙해지면서는 30초씩 시간을 늘려갔고, 겨울쯤엔 1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되었다. (대략 8-9분 정도였던 것 같다.)
달리기는 시작도 내가, 끝도 내가 정해야 한다. 내가 얼마큼 언제까지 달릴 것인지 정해야 한다. 아마 내가 이 운동을 이렇게 오래 할 수 있는 것은 시작과 끝을 온전히 내가 정할 수 있다는, 그 매력 때문인 것 같다.
지금은 한 달에 몇 km를 뛸 것인지, 목표를 설정한다. 그렇지만, 그 목표에 선행하는 것은 일단 ‘다치지 않고, 즐겁게’라는 것이 전제된다. 나는 최대한 오래 달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너무 지쳐서 몸이 다치거나, 아프게 되면 낭패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매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달려야 한다.
더 달리고 싶어도 ‘오늘은 여기까지’하고 끝을 내고 주로에서 돌아서야 한다. 그리고 난 그 아쉬움이 내일 다시 달리기를 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것을 안다.
덕분에, 다른 일들에도 나는 약간의 규칙들을 만들었다. 달리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다른 일들에도 루틴들이 생겼다. 물론, 모두가 나 같진 않을 것이다. 그냥, 나의 경우 그렇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