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에 대하여

by 고작가

일식집 사장이 날 것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고 하니, 생선회를 말하나 보다 할 수 있지만, 오늘의 ‘날 것’은 노래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학창 시절 일 때만 해도 TV프로에서 볼 수 있는 가요프로는 ‘토토즐’. ‘가요 톱 10’이나 ‘전국 노래자랑’이 다였다. 일 년에 한 번 하는 대학 가요제나 강변 가요제가 하는 날이면, 동네 친구들과 큰 TV가 있는 친구 집에 모여 볼 정도로 드물기도 하고, 인기도 좋았다.


최근 몇 년 사이 기존 가수들이 벌이는 경연 프로부터 아마추어들이 경쟁하는 경연프로까지 꽤 많은 경연프로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내 경우만 해도 TV 가요 프로그램에 어린 아이돌 가수만 나오다 보니 잘 안 보게 된 지 꾀 됐는데, 이런 경연 프로그램은 관심을 갖고 보게 된다.

국내에서 가창력으로는 밀리지 않을 가수들이 나와 경쟁을 했던 ‘나는 가수다’는 매주 주말을 기다릴 정도로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이며,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새로운 곡이 아닌 기존 곡을 재해석해 불렀음에도, 명가수들의 목소리는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나는 가수다’의 인기로 박정현, 거미, 김연우, 윤도현 등 출연 가수들은 국민가수 반열에 올랐고, 지금까지도 그때 불렀던 명곡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기존 가수들의 무대도 좋지만, 경연프로의 보는 맛은 아마추어들의 무대가 더 신선하고 울림을 줄 때가 많다.


요즘 관심 있게 보는 프로는 ‘싱 어게인’이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 부르는 신선한 무대는 프로 가수들의 꽉 찬 구성은 아니지만, 그들만의 간절함과 울림이 있어 듣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과 감동을 준다.

기존 곡을 편곡해서 부르기도 하고, 자작곡을 부르기도 하는 출연자들의 사연을 듣고, 무대를 보면 더 많은 감정이입이 되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어릴 적, 노래를 잘 부르는 기준은 고음을 잘하고, 리듬만 잘 타는 것인 줄 알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래를 듣는 취향은 많이 바뀌었다. 물론 학창 시절 많이 들었던 가요들도 좋아 하지만, 요즘은 가사 말이 공감이 가고, 고음의 내지르는 소리가 아닌 울림이 있는 소리가 더 끌린다. 작년, ‘미스터 트롯’에서 임영웅이 부른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원래 알고 있는 노래였음에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같은 곡이라도 누가 어떻게 부르냐에 따라 들을 때의 감동이 달라지나 보다.


‘싱 어게인’에서 20살 대학생이 부르는 한영애의 ‘누구 없소’는 기존 곡이 전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신선했고, 40대 무명가수가 덤덤히 부르는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는 마치 그 사람의 인생사를 읆조리 듯 들려주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해졌다. 기존의 익숙한 것이 아닌 새 것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에 미래의 스타가 될지 모르는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싱 어게인’을 보는 또 다른 재미는 심사위원들의 진심 어린 심사평이다. 노래에 대한 심사평뿐만 아닌 후배 가수들의 간절함과 떨림을 응원하며, 선배로서의 경험을 진심으로 조언해주는 심사위원들을 보면서, 요즘처럼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인생의 심사위원들이 따뜻한 조언을 해주면 얼마나 큰 위안이 될까? 하는 부러움이 들기도 한다.


요즘처럼 유행의 기조가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 새 것이 주는 신선한 감동은 작은 행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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