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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쑤니 Jan 13. 2023

브런치 작가

좀 멋진데...

사실 쪼금 기대했다.

'되려나?'

사전 지식 없이 브런치 작가에 신청하고는 뒤늦게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힘든 것이구나. 

'에잇, 어떻게 되겠지.. 안되면 말고.'라고 생각하면서도 서너 번은 재접속해서 신청서를 수정했다.

그러고는 연락이 왔으려나? 기대하면서 메일도 세 번 정도 확인해 보았다. 그러곤 두둥!!

브런치 작가 선정 이메일

'오, 되었어!'

브런치 작가 선정 팀에서 퇴근하시기 전에 메일을 보내주셨나 보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아니면 주말 내내 열댓 번은 메일 확인했을 텐데. 앞으로 부지런히 내 생각을 글로 남겨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더 나이 들어서 읽어 본다면 이것조차 추억이 될 테니.


어릴 때 우리 집 책장에는 책이 많았다. 요즘 말로 방판 내지는 공구와 비슷하려나, 엄마는 동네 아주머니들과 단체로 구입하셨는지 학교에 다녀오면 '전집'류의 새로운 책들이 주르륵 꽂혀있곤 했다. 극 I 성향이던 나는 방학땐 집에서 책을 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엄마는 그런 날 보고 더욱 뿌듯해하시면서 새로운 책들이 책장을 채워나가곤 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오늘 이렇게 한 번만에 브런치 작가에 선정된 것도 어찌 보면 엄마의 활활 타올랐던 교육열 덕분이 아닐까 한다. 


내 이야기에는 엄마가 많이 등장한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엄마는 내 삶의 지침서였다. 당시 어리숙했던 나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생활했고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돌이켜보면 난 '마마걸'이나 '온실 속의 화초'였 음이 분명해 보인다. 세상 밖으로 나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예전 엄마 기억 속에 머무르고 있는 열 살짜리 착한 딸은 온데간데 없어졌지만.


"너랑 똑같은 자식을 낳아봐야지."

"난 안 낳을 건데."

"어휴..."


나이가 들고 내가 기억하는 엄마의 나이가 되어가면서 난 어느새 엄마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엄마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한편에 담은 채, 난 엄마처럼 살지 않으리라는 굳은 다짐도 함께 가지고 있으니.


이 글을 다 쓰고 나면 엄마에게 전화하려고 한다.

"엄마, 나 작가 되었어요."

엄마, 고마워요.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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