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내 인생을 누군가와 비교하지 마라

돈 벌기 가장 쉬운 시대라는 말 앞에서

by 낙하산부대

단군이래 돈 벌기 가장 쉬운 시대라고들 한다.


신문에서도, 유튜브에서도, 심지어 직장 동료들의 대화 속에서도 그런 말이 빠지지 않는다.


몇 년 전만 해도 평범한 회사원이던 사람이 주식이나 코인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SNS에는 ‘하루에 단 몇 분만 투자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광고가 넘쳐난다.


누군가는 강의를 열어 앉아서 돈 버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지금 등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며, 한시라도 빨리 시작하라고 재촉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괜히 초라해진다.


자신은 월급에 의존해 살아가는데, 세상 사람들은 모두 ‘경제적 자유’라는 이름의 새로운 세상으로 넘어간 듯 보인다. 뒤처진 기분이 들고, 조급함이 밀려온다. 뭔가를 당장 하지 않으면 평생 월급쟁이로만 살 것 같아 불안하다.



그러던 어느 날, 주식에 눈을 돌린다.


“이 종목은 미장이니, 국장이니 하면서 전문가들도 추천한다”는 누군가의 말에 귀가 솔깃한다.


주식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가진 돈을 모아 최근 상승세가 뚜렷한 종목에 투자한다. 혹시라도 투자한 돈을 잃을까 걱정돼 잠을 설치고, 회사 일에도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던 중 자신이 산 종목에 호재 뉴스가 나온다.


화면 속 빨갛게 치솟은 주가 그래프를 보는 순간 가슴이 벅차오른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하면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만 같다.


그 길로 마이너스 통장에서 대출을 받아 추가 투자에 나선다. 이제 곧 부자가 되는 일만 남았다는 들뜬 마음이 자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정부에서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발표한다. 그날 이후, 차트의 우상향 그래프는 점점 고개를 떨구더니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처음엔 태연하게 받아들인다. 장기 투자라면 조정 기간은 당연히 있는 법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이럴 때 물타기를 해야 한다’는 말을 곧잘 하던 이들이 떠올라, 또다시 대출을 받아 주식을 더 산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자신이 산 종목은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깊은 바닥으로 내려간다. 매달 갚아야 하는 대출 이자 때문에 생활은 점점 더 빠듯해진다. 한때는 주식 그래프를 하루에도 수십 번 확인했지만, 이제는 그 화면을 열어보는 것조차 두려워진다.


마음은 조급해지고, 회사에서의 업무마저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는다. 결국 더 큰 손실을 막겠다는 마음으로 주식을 판다. 남은 건 대출금뿐이다.



그 순간 인생의 패배자가 된 것만 같다.


남들은 다 쉽게 돈을 벌고, 한순간에 성공을 거두는 것 같은데 왜 자신만 이런가. 세상 모든 것이 불공평하게 느껴진다.


주변을 둘러보면 친구는 투자로 여유를 누리고, 동료는 부동산으로 이익을 챙겼다고 한다. 나는 그저 지쳐버린 월급쟁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삶에 대한 의욕마저 잃어간다.



문제는 돈 그 자체가 아니었다.


자신을 괴롭힌 건 돈을 벌지 못한 사실보다, ‘남과 비교하는 마음’이다. 누군가는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가졌고, 누군가는 나보다 더 빨리 앞서 나가는 것 같다.


그들과 자신을 나란히 놓고, 늘 뒤처진 기분에 사로잡힌 그 순간부터 자신의 삶은 초라해지고, 불행은 깊어진다.



생각해보면, 세상에 같은 꽃은 없다.


장미가 화려하다 해서 들꽃이 의미 없지 않고, 벚꽃이 짧게 피었다 져도 그 찰나의 아름다움이 헛되지 않다. 꽃마다 저마다의 향기가 있듯, 인생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빠른 길을 가고, 누군가는 느린 길을 간다. 어떤 이는 직선으로 달려 나가지만, 또 어떤 이는 굽이진 길을 걸어간다. 비교의 잣대를 내려놓고 바라보면, 그 모든 길이 저마다의 빛깔을 품고 있다.



물결도 마찬가지다.


파도는 밀려올 때마다 다른 모양을 하고, 같은 바다라도 시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진다. 우리 인생 또한 그렇다. 비교하고 조급해할 때는 작은 파도에도 휩쓸려 흔들리지만, 묵묵히 자신의 방향을 따라갈 때는 그 파도마저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사실이다.


남들보다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그 길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방향만 올바르다면, 걸음이 느려도 결국 도착할 수 있다.



진정한 행복은 바깥에서 주어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성공 소식이나, 화려한 SNS 화면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직 내 마음 안에 있다. 내 삶을 인정하고, 나만의 길을 걸어갈 때, 그 안에서 비로소 행복은 꽃처럼 피어난다.



누군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묻는다.


“그래도 돈이 많으면 행복하지 않겠느냐”고.


물론 돈이 주는 자유와 안정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돈만으로 채울 수 없는 공허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는 것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대박 소식을 전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실패의 좌절을 맛볼 것이다. 그러나 그 모두가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은 아니다.



내 삶은 오직 나의 것이다.


비교하지 않고 묵묵히 내 길을 걸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흔들리지 않는 행복의 길임을 나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