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생각

엄마 미안해

by 나르는꿈

ㅡ윤아 내가 너에게 가면 나는 좋지...ㅡ

전화기 너머로 낮게 말을 흘리던 엄마의 목소리.

엄마와의 마지막 대화였다.

그리고 얼마 후 앵앵거리는 급한 구급차 소리와 다급히 엄마를 부르는 동생의 외침, 캑캑 토할 듯 토해내지 못하는 괴로운 엄마의 숨소리, 그런데도 단숨에 엄마에게 달려가지 못했다.

직장에서 조퇴하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차 타고 비행기 타고 다시 차를 타고,

그 사이 엄마는 평온한 얼굴로 누워 계셨다.


큰딸에게 가고 싶다고 작은 마음을 내비쳤을 때 큰딸은 침묵했다.

언제나 그렇듯 핑계는 늘 준비되어있었다.

일을 다니고, 시어머니가 계시고....

엄마에게서 처음 들은 나를 의지한 말이었는데, 나는 그 마음을 잡고 잠시라도 함께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늘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외로움에 공허한 마음이 엄마를 더 아프게 했을 것이다.

심한 몸살로 입원해 계시다가 셋째 딸네서 기력을 찾던 중 가슴속 공허함이 포화상태가 되어 숨조차 쉬기도 힘이 드셨던 거다.

아니 어쩌면 큰딸에게 비친 속마음이 더 많이 아팠을 거다.

그 마지막 통화 뒤로 나는 동생들과 엄마의 근황을 묻고 안부를 전했다.

그게 엄마를 위한 최선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때는 그것밖에 생각을 못했다.


엄마가 가신 날은 봄꽃들이 만개한 화사한 청명이자 한식날이었다.

꽃가마대신 꽃길을 달려 애타게 부르는 소리를 뒤로하고 엄마는 불꽃이 되셨다.


엄마 미안해

그 말만 되뇌었다. 그 말만 생각났다. 그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


나이가 드니 여름이면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흐른다.

엄마생각이 난다. 땀만 흘러도 엄마생각이 난다. 엄마가 그랬었다.

아버지 닮았다는 말이 싫은 적은 없었지만 엄마도 닮았다는 말이 듣고 싶었는데

이제 나에게서 엄마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나는 그 말에 뭉클한다.

이렇게 늦게나마 철이 드는 큰딸이 다시 엄마에게 손을 내민다.

엄마가 마음을 기대었을 때 의지가 되지 못했던 딸이 다시 엄마에게 기댄다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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