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문

그림일기

by 나르는꿈

노을 속으로


하루 해가 지면.

세상은 비로소 윤곽을 드러낸다

저무는 노을빛 속으로


바둥거렸던 하루 일과는

어둠 속으로 스며든다


세상은 단순하다고

온종일 하루를 노닐던 구름도

노을 속으로 스며든다




멍한 게 아니고 맹해지는 요즘이다

먹고 자고 먹고 자고ㅡ삼신할머니가 돌보는 아기도 아니고 ㅡ

나이 들면 아기가 된다는 말은 나는 안 믿는다

나이가 들어보니 그렇더라 차라리 능구렁이가 맞지 하는 게 지금 내 생각이다 고로 지금 나의 이 맹함은 게으름이다

우아함을 보여주는 백조를 굳이 물밑의 발놀림을 들추며 삶의 고단함을 일깨우는 비유가 아니더라도

살아있음은 그냥 사는 것인데 힘써 의미를 부여하려 드는 것 같다

백조도 발길질의 수고로움을 하는데 이 게으름이 무슨 말인가

그냥 사는 것인데ㅡ 배운 대로 못살면 생긴 대로 살아야지라고 영화 자산어보에서 창대가 그랬었지

그냥 나대로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