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길 따라

無念

by 나르는꿈

무념


이제 세상을 좀 살아보고 싶다고

이제야 어깨 무거웠던 그 짐을 덜어내고

사는 세상 구경하듯 살아보고 싶다고


그 짐을 덜자마자 서둘러

나 데려 간들

이제 충전이 필요한 정말 방전된

나를 무에 쓸 거야

그렇게 능력 대우받는 자였던가

이승에서

잠시 쉬어갈 여유는 줘야 하지 않은가

살려고 버둥대는 치료선상의 산책길이 아니라

한껏 즐기며 누리는 여유를

삶의 향기를 느껴봐야 하지 않은가

육십 한 생을 살아야만 하는 숙제를 풀게 하고

삼백육십여 일을 멀쩡한 몸

구멍 뚫고 분탕질해 댔으면

이제

이제는 나도 한번 살아봐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 거기 가서도 잘 다녀왔노라고

인사할 거 아닌가




필름과 펜 작가님의 추천으로 완벽한 가족 ㅡ

영화를 봤다 좋아하는 배우가 있어 더 좋았던 영화

죽음에 대하여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죽음을 대하는 이야기이기도 한 거 같다

문득 오래전 사촌 형부의 죽음이 생각났다

췌장암으로 살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일 년 가까이 완치를 믿고 다니셨다

사촌언니는 의사와 같은 편 (?)처럼 여겨졌던 기억이 있다 그 얼굴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았는데

형부는 믿고 있었다

그런 형부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생생하다

ㅡ살리겠다고 해서 살겠다고 믿고 다녔는데 진작에 아니라고 하지 이게 뭐냐고ㅡ


완벽한 가족에서는 죽음으로밖에는 길이 없는 환자가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십사 년이나 지난 사촌형부의 죽음이 새삼 생각난다

그때 그 형부는 마지막에 소심하게 있는 힘껏 화를 냈었다

희망을 준거에 감사하지만 아니었으면 그렇게 힘들게 하지 말았어야지ㅡ했었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치료만을 위한 시간을 아쉬워했었다


죽음을 마중하는 나이가 되어간다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이기적으로 산자의 고통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ㅡ산자는 살게 되어있다

그들도 이기적인 인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