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혐오가 아님을

by 일상의 환기

어딜 가든지, 사람들과 신체적으로 접촉하지 않는 공간이 유독 편안하고 쾌적하게 느껴진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식당이나 카페에 앉을 때도, 심지어 엘리베이터를 탈 때조차도

내 몸에 누군가가 가까이 다가오거나 스치게 되면 불편함이 먼저 앞선다.

상대방이 동성이든 이성이든, 나이와 상관없이 이런 상황은 늘 불쾌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나, 신체 접촉이 불가피한 장소는 피하게 되고,

한 번이라도 그런 경험이 있던 곳은 다시는 찾지 않게 된다.


이런 나만의 습관이나 행동 때문에 주변에서는 종종 내가 인간을 싫어하거나,

심지어 인간혐오 성향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결코 인간 자체를 혐오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을 때, 서로를 존중하며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단지 개인적인 위생과 쾌적함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신체 접촉을 통해 불쾌감이나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나만의 특성일 뿐,

타인을 미워하거나 배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사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나 역시 곤란함을 겪을 때가 많다.

누군가와 악수를 하거나, 어깨동무를 하자고 다가올 때,

혹은 좁은 공간에서 어쩔 수 없이 가까이 앉아야 할 때마다 내심 긴장하고,

어떻게든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려 애쓴다.

이런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무례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최대한 예의를 지키고자 노력한다.

때로는 이런 나의 태도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인간혐오자가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배려라고 믿는다.

내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나만의 위생감과 쾌적함을 위한 전략일 뿐이다.

판사님께서도 이 점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나는 인간혐오자가 아니다. 그저 나만의 방식으로 쾌적한 일상을 추구하고 있을 뿐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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