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OREST ; Carpe Diem

20대 청춘을 살아가는, 조금은 남다른 나만의 숲으로 놀러오세요.

by 행복 마라토너

CH 01. 처음

스물셋. 이 나이에 난 "처음"이라는 것을 많이 경험하고 있다. 인생에서 나를 제일 아끼는 나. 이런 나에게도 사랑하는 가족, 친구 외의 새로운 나무가 심어졌다. 사랑하는 이성. 만 22년을 살아온 나에게도 이런 순간이 왔다. 당신을 만난지 어느덧, 100일. 연락도 닿지 않는 그곳에 있는 널, 그리워하며, 보고싶어하며 오늘 아침을 맞이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처음이었다. 이런 감정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장면처럼 난 닿을 수 없는, 소식조차 알 수 없는 너가 보고 싶었다. 애틋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의 굿모닝 인사가, 저녁에 잘자라는 그 인사가 너무도 당연하듯 내 일상이 되어버린 어느덧, 98일. 시간이란 건, 정이란 건 참 무섭고 야속했다. 그렇게 너는 내 일상이었다. 나는 계획적인 극 J 성향의 사람이며, 규칙적인 것을 즐기는 사람이다. 그런 내 루틴 중 하나가 빠진다는 것은 나에게 큰 상실감을 주었다. 넌 나에게 그토록 의지가 되는 존재였고, 내 하루였다보다. 그만큼 내가 널 믿고 의지했고 사랑하고 있었나보다. 나도 너에게 그랬을까. 그런 존재일까. 나에게 "처음"이라는 것을 많이 안겨준 너에게 고마웠다. 그런 너에게, 그런 널 만난 나에게 고맙다.


CH 02. 수틀리면 빠꾸

<폭싹 속았수다>라는 이 드라마는 요즈음 우리 사회에 뜨거운 감자다. 물론,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난 이 드라마를 볼 여유가 없었지만, 간혹 짤로 돌아다니는 명대사를 보며, 이 작가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 글을 쓴 작가라는 사람이 궁금해졌다. 나도 이러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틀리면 빠꾸" 이건 양관식의 명대사다. 자신의 딸 금명이에게 자주 했던 말이다. 난 금명이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금명이를 자라게 한 그 기반에는 이러한 아버지가 있었기 때문 아닐까. 그녀가 비옥한 땅에서 흔들리는 바람에도 굳건히 자라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을 지탱해주는 든든한 뿌리가 있었기 때문 아닐까. 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인 것 같다. 다복한 가정에서 20년간 살아온 나이기에 더욱 그랬을 것 같다. 그래서 난 내 친구에게 많이 의지했었고, 올해는 당신에게 많이 의지했었나보다. 난 홀로서기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말이다. 내가 홀로 설 수 있게 해준 건, 나의 노력, 의지만이 아니었다. 수틀리면 빠꾸할 수 있게 늘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었던 내 가족들, 내 친구들. 그들이 있었기에 난 홀로설 수 있었던 것이다. 난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나에게도 양관식은 있었다. 당신을 만나느라 잠시 나의 양관식들에게 소홀해져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말이다. 나의 양관식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향해 있었다. 내가 언제든 빠꾸할 수 있도록. 오늘에서야 난, 내가 외롭지 않다는 걸, 아니 외로울 겨를이 없다는 걸 알았다. 나의 양관식들 덕분에.


CH 03. 나=간호학?!

난 솔직히 어릴 적부터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꿈을 가져본 적이 없다. 한국에서의 간호사란, 직업적 워라벨, 존경, 명예, 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게 내가 어릴 적 듣고 보고 자란 환경이었다.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이쪽이 내가 바란 워라벨, 존경, 명예, 부, 보람을 고르게 충족하는 직업이었기에 항상 이 쪽 꿈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20대가 된 나, 간호학이라는 학문을 공부하게 될 지 어릴적에는 상상조차 못했다. 그런데 말이다. 사람이란 참 간사하다. 아니, 어쩌면 난 나를 잘 몰랐던 것 같기도 하다. 분명 스물둘, 작년까지만 해도 간호학이라는 학문이 이 학과가 나에게는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를 주었고, 솔직히 학교생활도 재미가 없었다. 정을 못 붙였기에. 불과 몇 개월만에 이러한 나의 인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현재에 집중하다 보니, 그리고 여유를 가지고 나를 돌이켜 바라보니, 어쩌면 간호학이라는 학문은 내 성격과 지금껏 내 인생의 흐름과 많이 닮아 있었다. 아니, 그냥 나 자신이었다. 어릴 적부터 20대가 된 내가 느꼈던 나는 뭔가 애매했다. 월등히 한 분야에 두각을 확실히 드러낸다기 보단, 이것저것 고르게 도전하는 걸 좋아하고, 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나. 뭔가를 월등히 잘한다기 보단, 이것저것 적당히 고르게 잘하는 나. 이게 지금의 나이고, 과거의 나였다. 좋게 말하면, 다양한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열정이 가득한 성격이고, 안좋게 말하면 약간의 진득한 맛이 없는 성격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즈음의 나는 새로움과 진득함 사이의 지렛대를 찾고 있다. 시소의 균형을 맞추고자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그런데 말이다. 요즈음 드는 생각이, 간호학이라는 학문도 나와 참 많이 닮아있다. 의학이긴 하나, 의사처럼 deep한 의학을 배우진 않으며, 이과이긴 하나, 문과적, 예술적 겸양을 지녀야 하는, 요즘 시대가 추구하는 추구미를 가진 학문이 바로 간호학이었다. 두루두루 다양한 분야의 재능을 발휘하면 가치가 더욱 빛나는 학문.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하는게 나였고, 그러한 학문이 바로 간호학이었다. 물론, 월등히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도 아주 대단하고 숭고한 일이며,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말이다. 나의 인생관은 그렇다. 난 인생을 max로 즐기고 싶은 사람이다. 또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가치관을 듣고 인생을 엿보는 것에 흥미가 많으며, 다양한 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고 싶다. 그게 내가 추구하는 인생의 추구미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바로 그래서 난 요즘 간호학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내가 살아왔던, 꿈꿔왔던 길이 아니지만, 이 길을 걷고 있는 지금, 뭔가 두근거린다. 더 알고 싶다. '힘들다, 어렵다, 지친다' 이러한 사람들의 말도 물론 맞겠지. 그런데 말이다, 난 경험주의자다. 경험해보기 전에 섣불리 판단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게 20대가 된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인생에 대한 신념이다. 간접 경험도 경험이지. 그런데 적어도 20대 초반의 내가 공부하는 이 학문에서만큼은 적어도 간접 경험이 아닌, 몸소 체험해보고 판단을 내리고자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회하고 미련이 남을 거 같아서. 어쩌면 또 다른 새로운 길이 펼쳐질지, 또 내가 그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될지 그 누가 알겠는가. 그래서 난 오늘도 내가 걷는 이 길을 사랑하며 걸어가보고자 한다.


CH 04. 나의 숲 지키기 캠페인

난 과외를 많이 하는 사람이다. 돈을 벌고자 하는 목표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수많은 원동력 중 하나로 과외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난 좋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난 보람을 느낀다. 아이들이 성장해나가고, 또 배움을 얻고, "선생님 덕분에 도움이 됐어요, 이해가 잘 되었어요"라는 이 말이 너무나도 보람차고 뿌듯하다. 학창시절, 힘들고 불안하고 답답했던 내 맘을 누군가는 이해해주길 바랐던 것처럼, 난 그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러한 존재가 되고 싶다. 내가 가진 무언가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이것만큼 보람차고 기쁜 일이 있을까. 과외를 하다보면, 수많은 아이들, 다양한 학부모님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들의 일관된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내가 아끼는 사람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 부모들의 마음은 그런 것 같다. 부모님들과 상담 전화를 하다보면, 결론은 다 비슷하다. "우리 아이가 성적이 잘 올랐으면, 공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내가 잘 되기를 바란 우리 부모님의 마음을 잘 알기에 난 가끔은 벅차지만 그 부모들의 마음에 공감하고자 한다. 어떠한 부모님은 최근 나에게 상담전화로 이러한 말씀을 하셨다. "저희도 그 분야에 대해서 잘 아는데, 힘들잖아요." '힘들다', 아직 아니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서 쉽게 바뀌지 않을 간호사에 대한 인식. 이 직업에 대한 인식. 그게 내가 겪을 미래의 일부겠지. 인식이겠지. 어쩌면 난 잠시 회피하고 있었을 현실을 이번에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예전에는 이런 말을 듣는 것이 싫어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자꾸만 간호학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않으려고, 회피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스물셋의 나는 다르다. 아니, 달라졌다. 이제는 그러한 말을 들어도 마음이 그다지 요동치지 않았다. 마치 넓은 바다에 물방울 하나 떨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전에는 폭풍우가 바다를 뒤집어놓고 간 듯했다면 이번엔, 아니 이제는 달랐다. 난 자신이 있었다. 잘 해낼 자신이. 나를 믿었다. 난 간호학과와 지금 사랑에 빠졌다. 어쩌면 콩깍지가 씌인 날들 속을 살아가고 있을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재의 난 확신이 있었다. 이 길을 걸어가보고 싶다는 확신이.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각자의 숲들이 연결되고 연결되어 결국엔 하나로 이어지는 곳이다. 어떤 숲은 보라색 나무가 많이 자라고, 어떤 숲은 파란색 나무가 많이 자라는 그러한 곳. 각자가 드러내는 색은 가지각색이겠지만, 결국에 멀리서 보았을 때 하나의 공통된 느낌을 줄 것이다. '화려함', '아름다움'. 수많은 색들이 섞인 이 거대한 숲에서 난 오늘도 나의 숲을 지키는 캠페인을 하며 이 시간을 살아가본다.


CH 05. 에너지 보존의 법칙

오늘 난 너의 전화를 하루 종일 기다렸어. 혹시나 네가 전화했을 때 못받을까봐 발레를 할 때에도 진동으로 해놓고 휴대폰을 곁에 계속 두며, 언제쯤 연락이 올까 계속 전전긍긍했어. 이런 내 마음을 넌 알까. 그런데 넌 2시가 한참 지나고 한 20분쯤 남았을 때, 그제서야 나한테 전화를 하더라. 업무처리가 우선인 너의 mbti를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한편으론 조금 서운했어. 급하게 통화를 하는 너를 보며, 업무처리도, 뉴스기사 읽기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나와의 통화를 조금 더 길게 했더라면 싶더라. 조금은 남다른 거 같은 너와의 연애. 자꾸만 내가 널 더 사랑하는 거 같은 느낌이 들어. 그래서 때론 서운하고 때론 지치기도 했어. 이런 내 모습이 처음이라 낯설고 당황스러웠지. 그리고 오늘 하루 종일 너의 전화를 기다리며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내가 한편으론 참 뭐랄까.. 뭐하고 있지 싶더라. 그거 알아? 난 에너지 낭비를 선호하지 않아. 그래서 너에 대한 내 모드를 최적화하고 절전상태로 잠시 전환해놓으려고 해. 지난 5일간 난 너와 연락이 닿지 않아 헛헛했어. 나의 인생 첫 100일, 200일을 어쩌면 너와 한 공간에서 보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니까.. 한편으론 되게 서글프더라. 난 독특하고 남다른 걸 원체 선호하는 사람이니까. 너와의 조금은 남다른 이 연애도 해볼만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곰돌아, 날 너무 지치게 하진 말아줘. 물론 너가 더 힘들겠지. 너의 그 소중한 시간을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사람들과 보내야 한다는 것. 상상만해도 갑갑하고 답답해서, 난 너의 힘듦을 이해해. 공감해. 그런데 있잖아, 밖에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낫겠지. 이 말에 나도 동의해.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힘들지 않는 건 아니야. 왜냐고? 당신을 사랑하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도 자신의 감정적 에너지를 사용하는 거거든. 난 너를 진짜 사랑했나봐. 그래서 잘 울지 않는 내가, 네가 간 첫날에도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에도 나도 모르게,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눈물이 나더라. 난 나의 가치를 알아봐준 너를 사랑해. 그런데, 난 너를 사랑하는 만큼 나도 너무나 사랑해. 그래서 나의 에너지가 너무 소모되고 낭비된다는 생각이 들땐, 그 누구가 됐든 스위치를 잠시 꺼놓을 수 있어. 난 내가 0순위이기에. 현재의 난 너를 아직 사랑하기에, 너의 힘듦을 이해하며 너의 힘듦을 함께 나눠지고 있어. 내가 널 만난 시간 배운 것은 사랑의 정의. 사랑이란 기쁨도, 슬픔도, 어려움도 나눠가질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