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중독자로 살기
당신은 행복한가요? 라는 질문에 거리낌없이 "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우리 주변에 몇이나 될까.
영원히 풀리지 않을 난제. 행복에 대한 고민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우리에게 계속 물음표로 남아있을 것이다. 20대를 살아가는 중인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며칠 전 난 방학을 앞두고 졸업 후 내 삶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요즈음 난 너무 행복했었다. 루틴에 맞게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내가 너무 좋았고 또 취미도 하고 운동도 하는 내가 스스로 자랑스러우면서도 기특했다. 이게 행복이었다. 루틴적인 삶, 어느때와 같은 평범한 일상. 이게 내가 인생에서 진정으로 느껴보는 단조로운 행복이었다. 도파민 같은 이벤트들이 주는 행복과는 달랐다. 세로토닌이 주는 행복이었다. 난 단조로우면서도, 반복되는 이 일상에 감사했고 행복했다. 그런데 잘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 뿌리가 나의 나무가 스쳐지나가는 바람에 잠시 흔들렸다. 슬펐고 속상했고 미웠다. 괴로웠다. 도돌이표 같은 이 미래에 대한 고민. 걱정. 해결되지 않는 난제. 이것들이 다시 나의 머릿속을 뿌연 연개로 뒤덮었다. 답답했다. 행복하지 않았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일상에 집중할 수 없었다. 왜 난 또 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고 있는 걸까. 이제는 잘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했던 상처들이 다시 터졌다. 잘 아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만 잠시 넘어지는 바람에 트라우마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래서 난 생각했다. 내가 뭘 위해서 이럴까. 진짜 내가 바라는 것이 나의 행복일까. 그렇다면 행복이 남의 시선에 맞춰 사는, 남들이 흔히들 말하는 그 꿈일까. 그 꿈을 가진 당신은 진정 행복한가요? 언젠가 물어봐야지. 인간의 욕심은 끝도 없는 것 같다. 인간이란 간사하다. 자꾸 시각적인 것, 남들이 좋다는 것에 혹한다. 그래, 남들이 좋다는 거에는 다 이유가 있지. 그런데 말이야. 남들이 좋다고 해서 나도 좋은 걸까. 그게 진짜 행복일까. 난 솔직히 모르겠다. 물론 행복할 가능성은 높겠지. 그런데 그 위치가 되어도 우린 계속 더 큰 목표를, 욕심을 향해 힘들어하고 있진 않을까. 결국 인간의 욕심이란 무궁무진하기에. 경제적인 부는 행복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단지, 그 가능성을 높여주는 효소의 역할을 할 뿐. 근데 일반적인 가장 쉬운 행복은 돈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기에 우리가 그 가장 쉬운 행복을 얻고자, 돈에 집착하는 것이 아닐까. 결국 인간은 행복을 갈망하기에, 가장 쉬워보이는 생존전략을 쓴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본능에 충실하기 위해 가장 쉬운 전략을 택한 것이다. 나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스쳐가는 바람에 잠시 흔들린 것이다.
누군가는 내게 말했다. 평범하게 사는게 가장 어렵다고. 또 중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그런 것 같다. 난 항상 피라미드의 윗부분만 바라보며 살아왔다. 그게 내 인생의 원동력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불행을 가져다줬다. 최근에 겪은 감정도 마찬가지다. 난 너무 위를 바라본 것 같다. 꼭 피라미드의 꼭대기가 행복한 건 아닐텐데...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제일 행복한 위치는 피라미드의 중간이라고. 그래서 난 오늘 결심했다. 앞으로 내 삶의 목표는 피라미드의 중상위층이다. 상위층이 아니어도 좋다. 중간에서 약간 위의 위치에서 살자. 중간~중상위층에 있자. 내가 좋아하는 여행, 운동, 요리, 소통, 글쓰기, 책읽기, 봉사 등등을 하며, 행복하게 현재를 살자. 얽매이지 말자. 오지 않은 미래에.
그때가 되면 어떻게된 해결하겠지. 해결되겠지 라는 믿음으로. 너무 많은 플랜을 세우진 말자.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보자. 근데 그 시간들을 그냥 무작정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부족하기에 작은 것들에 소중함을 아는 것이며, 작은 것들에 감사할 수 있는 것이며, 그 감사를 통해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래 난 소소한 행복들을 속에서, 가끔씩 큰 행복들을 느낄 수 있는 '행복중독자'로 살아볼래. 모든 사람이 다 위층에 있을 수는 없다. 위가 있으면 아래도 있는 법. 그렇다고 위만 보며 소중한 내 시간들을 날려버리기엔, 너무 불행하지 않은가, 아깝지 않은가.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며, 이것들을 온전히 느끼며, 사랑하며 이 순간을 살기에도 충분히 벅차지 않은가. 그렇게 보면, 우리 모두는 행복중독자가 되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적당히' 사는 것. 그게 진정한 행복이자,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인 것 같다.
아, 그리고 남의 말을 경청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사람들의 말에 이리저리 휘둘릴 필요는 없다. 아 그렇게 생각하구나. 그러려니 하며, 넘기자. 그리고 내가 겪어보고 아 그런가 하거나 아 아니네 라고 해보자.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곧 수용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걸 명심하자. 그렇다고 내 말만 맞아를 뜻하는 건 아니다. 이것도 저것도 '적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