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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축복을

by 보너

어릴 때는 잘 몰랐는데, 갑자기 느끼게 된 것들이 있다.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하여 기념일을 잘 챙겨주어야 한다는 것.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근처에 있다면 그것이 쉽겠지만, 1인가구로 살아가는 나는 그것이 어려워진 것을 새삼 느낀다. 갑자기 왜 이렇게 이야기하냐면, 며칠 전이 내 생일이었다. 늘 생일은 정말 떠들썩하게 보내었는데, 부모님도 본가에 계시고, 나는 회사에서 너무 바빠서 집에 오자마자 기진맥진하게 생일축하메시지에 답장을 기계처럼 해 준 게 다였다. 그러고 나서 주말이 되니 괜히 서러워지는 것이다. 이제는 일을 해야 하니, 주중이니까 이런 핑계로 내가 태어난 소중한 날을 소홀히 한 것 같아서 화가 났다. 그래서 오는 길에 조그마한 조각케이크와 촛불을 샀다. 좀 초라한가? 싶은 생각이 들어도 뭐 어때? 한다. 어차피 나 기분 좋으라고 하는 일에 너무 인색해지지 않기로 했다.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고 소원을 빌었다.


이때까지 건강한 것에 감사를! 그리고 앞으로 내가 하는 일마다 다 잘되기를!


일 년에 몇 번은 이런 이벤트가 있어야 또 사는 게 재미있지 않을까. 케이크는 정말 맛있었다!

1월 1일에는 떡국을 끓여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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