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선을 넘어야 하는가.
오랜만에 본가에 왔다. 1인분의 삶을 4인분의 삶으로 다시 맞추기란 어쩜 이렇게 힘이 드는지.
아버지와 어머니의 신경질적인 줄다리기
동생의 시작과 처음을 향한 불안에 내가 이것저것 참견을 했다. 눈썹은 잘 다듬었으면 좋겠다, 이제 성인이니 수염도 매일 깨끗하게 깍지 않으면 지저분해 보인다.
이렇게만 말했다면 좋았을까. 동생이 그래도 깔끔하게 다녔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것저것 지적질을 했더니,
아버지와 신경질적인 줄다리기를 하던 어머니가 나를 따로 불러 지적을 한다.
안 그래도 새로 학교 들어가서 가뜩이나 불안해하는 애를 불안하게 만들지 마라. 생각해 보니 내가 너무 미의 기준을 삼아 안 그래도 불안한 애의 기를 죽였나 싶었다. 알겠다고 하고 내 동생에게도 미안하다 카톡으로 사과했다. (엄마는 마음에 안 들겠지만 남매의 사과는 진심 어린 카톡이 좋다. 마주 보면서 하기에는... 음 그래 뭐 그렇다.)
근데 어머니에게 하지 못한 말은,
나는 신입생 때 어떻게 하면 잘 꾸밀지 애를 먹었는데, 내 동생은 그냥 깔끔하게 다녀서 기도 안 죽고 잘 다녔으면 좋겠다. 이런 지적은 누나니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여자애들이 볼 때 내 동생이 지저분하게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아 모르겠다. 어린애도 아니고 알아서 잘 살 텐데 너무 오지랖을 가장한 잔소리를 했나 싶기도 하고 마음이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