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3자가 된 채로 마음이 조금은 후련해져서 이 글을 쓴다.
친구와 싸웠다.
햇수로 15년을 알고 지낸 친구다.
처음에는 내가 잘못했다. 잘못을 사과했음에도 또 사과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고 3일 만에 그냥 나를 차단하겠다는 말에 너무 당황했다. 서로 서운한 점을 이야기하다 보니 처음의 논점이 흐려졌다. 마지막 폭언에 이 잘못이 내가 15년 지기에게 이런 말까지 들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더 이상 사과하고 싶지 않을 때, 다른 친구가 내게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둘 다 잘못했어. 근데 일단 처음에 네가 잘못했으니 한 번 더 얼굴을 봐.
나는 친구에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친구가 일방적으로 나를 질타하던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고 하니까 친구가
근데, 친구니까. 우리 어릴 때 네가 말실수했을 때 걔가 아무 말 없이 봐준 것처럼 딱 한 번만 봐준다고 생각해. 미안하다 잘못했다. 얼굴 보고 딱 한 번만 해. 그 뒤에도 그 친구가 계속 그러면 그때 인연 끊어도 안 늦어.
갑자기 후련해졌다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고, 여전히 친구는 연락이 없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