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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패모 Apr 02. 2023

에코에세이스트

-오십에 꾸는 새로운 꿈

간호학, 신학, 테솔 자격증, 영어학원 운영 17년, 유기농농부. 대학 졸업 후 30년을 이렇게 살아왔다. 때로는 온 열정을 쏟아 부어서, 때로는 대충 시간만 때우며 숨 고르기도 하면서 나름 쉴 틈 없이. 각각의 경력과 자격이 잘 연결되지 않는 이유는 그걸 준비한 처음의 이유대로 살고 있지 않거나 혹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튼 이렇게 살아온 삶을 일단락하고 앞으로 인생 2막을 살면서 내가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고민하다가 결론적으로 남은 인생은 글을 쓰며 살면 좋겠다 싶었다. 내가 좋아하고 즐거우니 우선 되었다. 남들도 그렇겠지만 나는 내 글이 가장 재밌다. 예전엔 내 일기를 보며 혼자 울고 웃곤 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글을 쓰게 되는 상황은 주로 힘들때다. 힘든 상황들 나열해보고 분석을 하기도 하고 남을 원망하는 말도 쏟아 놓기도 하고 상처를 받을 땐 사랑받은 기억들을 써보기도 한다. 그렇게 펜을 휘날리며 내 마음을 쏟아 놓다보면 어느새  나는 웃고 있다. 그래서 글쓰기엔 눈물과 미소가 함께 존재한다. 


워낙 관심분야도 다양하고 수다고 많아서 한 분야를 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나의 글쓰기에 -에코-를 붙인 이유는 생태에 대한 미안함을 많이 표현하고 싶어서다. 생태 관련 책에 관한 리뷰과 단상을 내 글의 절반 이상을 할애하고 싶다. 여기엔 나의 현재 본캐-농부-가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사는 아름다운 양평과 지금 배우고 있는 보타니칼 아트도. 내가 속해 있고, 누리고, 교감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때로는 슬픔을 확대해서 누구나 잘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은 생각이 꿈틀댈 때가 많다. 


그러고보니 어릴 때 일기에 언젠가 썼던 기억이 난다. '내 글에 누군가 미소 짓고, 그 눈의 진주 한 방울을 얻을 수 있다면 족하겠습니다'라고. 그땐 -작가-라는 구체적 타이틀은 생각에도 없었지만. 전문적 지식도 없고 화려한 경력도 없지만 그저 글쓰는게 좋아서 쓰다보면 어릴적 나의 꿈은 이루어 질 수도 있지 않을까? 사람도 자연의 일부. 내가 곧 자연이니 그냥 나의 많은 이야기들을 써내려가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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