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드플레이는 유명한 핫플레이어임
나(마르)는 콜드플레이를 2017년부터 좋아했다. 그런데 4월이 아닌 5월부터 좋아했다. 그 말인즉, 콜드플레이의 처음이자 이후 7년간 돌아오지 않았던 내한 공연이 끝난 직후부터 그들의 팬이 되었다는 것이다. 관심 없었던 유명 밴드의 공연의 티켓팅에 도전했을 리가 없으니, 라이브를 감상할 천추의 기회를 놓친 불운하고 바보 같은 팬질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라이브 영상은 취준생 마르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힘들 때마다 2014년 Sky full of stars 공연 라이브 영상을 최대 볼륨으로 틀어두고 어찌나 내적 댄스를 췄었던지.!
고로 이번 2025 내한 공연은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마르는 티켓팅에 실패했지만, 예매대기에 사활을 걸었다. 직장인이 가기 가장 애매한 날짜일 것 같아 화요일 22일 공연에 집중했다. 2층 사이드, 꽤나 앞줄을 확보했다. 회사에는 4개월 전부터 반차를 쾅쾅 확정해 두었다. 최대한 소리를 꽥꽥 지를 수 있도록 목청을 가다듬고, 마지막 준비물로 앨리를 챙겼다.
앨리의 경우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콜드플레이 노래가 플레이리스트에 있기는 하지만, 열정이 불타지는 않았다. 마르가 동행을 청하며 티켓을 선물했기 때문에 함께 시간을 냈다. 'Viva la Vida 보면 당연히 좋겠지ㅇㅇ' 정도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콘서트 초반 옛 명곡들이 몰아치며 관객들이 실시간으로 하나 되어 미쳐가는데, 앨리라고 마냥 calm 하기는 쉽지 않다. 마틴 선생님이 뛰라면 뛰고 다운하라면 다운하면서, 5만 명이 클럽에서처럼 뛰어놀았다. 그중에서도 앨리 바로 옆의 동행인이 그렇게 날뛰었다고. 마르는 그 평가가 자랑스러웠다, 그 구역에서 가장 재미있게 날뛴 사람은 본인이고 싶었다.
앨리는 공연에 다녀온 후로 플레이리스트를 조금 조정했다. 콜드플레이의 몇 곡이 윗 순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이들이 반복재생된다. 8년을 사이에 두고 자매가 내한 공연 이후로 콜드플레이에 똑같이 빠지게 된 것이다. 마르와 달리, 앨리는 공연을 다녀온 후 애정이 커졌다는 사실이 참 다행이었다. 아래는 광란의 관람 다음 날 자매가 나눈 후기를 그대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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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연 관람 소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마르) 내 Everglow는?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지..
(앨리) 도파민을 돈 주고 산다면 25만 원,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를 찾음
Q. 공연 전에 가장 기대했던 곡은?
(마르) Sky full of stars
(앨리) Viva la Vida
Q. 실제로 가장 좋았던 곡은?
(마르) 무조건 Sky full of stars, 근데 Something like this 때도 다들 아낌없이 뛰더라!!
(앨리) we pray 때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서 좋았고, all my love는 피아노 연주와 목소리로 나를 울림
Q. 다음 내한 공연이 있다면?
(마르) 최소 2회 차 예매하겠다
(앨리) 같이 뛰어놀 사람친구들을 잔뜩! 몽땅! 데리고 가고 싶다. 나도 최소 2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