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

mine

by 정님

내 것과 남의 것.


무언가를 배운다고 할 때,

무엇을 진짜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나?


'무언가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나에게는 내 방식대로의 정리라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남이 만들어 놓은 메뉴얼을 보면, 일단 읽기가 싫어진다. 그래서인지 눈에 잘 안 들어온다. 그 지루한 과정을 다 참아내고 읽을 자신도 없다. 그래서 무조건 제일 쉽고 빠른 길을 찾는다. 때로는 그 길이 더 돌아가는 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은 내게 무엇 하나 불필요하지 않은, 필수적인 최적 경로가 된다. 왜냐하면 이 방법을 사용하면 빨리 습득하는 경우든 돌아돌아 습득하는 경우든, 그 과정에서 그 지식과 경험이 온전히 내 것으로 체화되기 때문이다. 헛수고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저마다 다른 스타일로 구성된 남이 만든 메뉴얼을 보는 것이 내게는 곤욕스런 일이다. 그나마 요즘은 AI가 내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효율적이고 쉬운 경로를 안내해 주기에, 저마다 다른 스타일의 메뉴얼들에 적응해야 했던 고생스러움은 많이 사라진 듯하다.


AI는 과외 같다면, 메뉴얼은 학원 같달까? 학원은 개별 최적화가 이루어질 수 없는 시스템이다. 친구 따라 강남이나 가는 것이다.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 그것은 남의 것이 되는 과정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각자의 다른 뇌구조에 맞춰 새롭게 뉴런을 잇고 구성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래서 습득은 결코, 같은 방식이나 같은 속도로 일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사실을 스스로가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느냐에 따라, 학습에 대한 흥미도에서 차이가 난다. 그리고 이 흥미도의 차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확연하고 유의미한 차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주변의 소음을 끄고, 내 페이스에 집중해야 함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비단 학교에서의 배움에만 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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