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밖 탐험 1탄 21일간의 겨울 이탈리아 초등 가족 자동차 여행
3주간의 이탈리아 여행기간동안
여행코드가 달라도 너무 다른 세명이었다.
남편은 북부에서 남부까지 각양각색 로컬 와인들을 즐기고
나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입은 12월의 이탈리아를 사진에 담느라 정신없었고
초등 4학년 12살 남아는 호텔에 돌아와 아이패드로 영화 보는 일이 가장 즐겁다.
그러나 음식을 맛보는 순간만은 하나가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맛본 감동적인 페퍼로니 피자와 환상적인 횡성 피렌체에서의 티본스테이크로 시작해
북부 모데나에서는 그냥 동네 음식점에서 미슐랭 쓰리스타 레스토랑급 맛을 보았고
남부 해안 지역에서는 갖가지 해산물 요리와 달달한 디저트를 즐겼고
마지막 여행지 나폴리에서는 잊을 수 없는 해물리조또와 나폴리 피자를 만났다.
그렇게 21일간의 이탈리아 종단 여행을 마친 후
이탈리아 최애 도시로 꼽은 도시는 로마도 밀라노도 아니라
살아생전 단한번 들어보지 못한 도시다.
로코로톤도!
이탈리아 밀라노에 도착 후 미식의 도시 모데나와 예술의 도시 피렌체에서 5일, 로마에서 5일 머물다가 국내선을 타고 여행 10일차에 이탈리아 남부 바리로 왔다. 이곳에서 우리의 여행 동반자 피아트와 만나 본격적인 남부 자동차 여행을 시작했다. 이날은 12월 24일! 기독교에 진심인 이탈리아인들은 이 연말기간에 하루도 빠짐없이 축제를 보내고 있었고 우리도 그들과 이탈리아를 즐길 수 있었다.
이탈리아 남부 특히 풀리아 주는 올리브 나무와 선인장을 뽐내며 매우 이국적인 경관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자연 곳곳에 고대 건축물들도 숨겨져 있어 독특한 매력을 자아낸다.
여행을 하다보면 길을 잃었을 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남부 여행 중 이탈리아에서 숨은 보석같은 예쁜 마을 Locorotondo 를 우연히 만났다.
트롤리 마을에서 1박 머무르고 싶어 호텔 예약을 하다가
로코로톤도가 트롤리 원조 마을인 알베로벨로와 같은 곳인 줄 착각했고
우연히 머물게 된 도시였다.
호텔 사장님도 이곳에서 한국인은 처음 만난다고 했는데 그럴 만도 했다.
아시아인을 한번 만나기도 힘든 그런 곳
찐 현지인 관광지에 운명과 같이 오게 되었다.
로코로톤도는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현지인들에게는 나름 알려진 관광지 중 하나다.
트롤리 전통 집은 원뿔형 돌지붕으로 만들어진 일명 스머프 집이다. 지붕의 갯수대로 세금을 걷었던 1600년대 나폴리 왕국 시대 지배 하에서 탈세를 목적으로 트롤리를 대거 지어졌다는 썰도 있다. 지금은 대부분 호텔로 활용중인데 이러한 트롤리 전통집으로 가득한 관광지는 알베로벨로라는 도시다.
하지만 차로 15분 정도 떨어져 있는 다른 마을인 로코로톤도에도 트롤리 전통 느낌의 호텔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바로 이곳!
"Bella Itria"
스머프 집에서의 이색 경험은 물론이고 인테리어도 가전도최근 1-2년 전에 리모델링이 된 곳이라 모두 새것으로 되어 있다. 호텔 입구를 나서자마자 예쁜 길거리들은 사방 곳곳으로 이어져 있다.
무엇보다 호텔 사장님은 지금까지 여행 중 만나본 사장님 중 역대급으로 친절하셨다. 예고없이 아침부터 주차장에 마켓이 열린다고 우리 차를 옮겨주시겠다며 직접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켜주셨고 체크아웃 후에 주차장 가는 길에는 비가 억수로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그곳까지 안내해 주셨다. 아이 과일 쥬스, 화이트와인, 스파클링 워터, 내추럴 워터 등 음료 선물 세트에다가 맛난 로컬 과자까지 센스 넘치게 준비해주셨다. 아침식사는 놀랍게도 인근 까페에서 원하는 대로 마음껏 먹고 나서 따로 계산할 필요가 없도록 미리 연락을 해두셨다.
우리 가족이 이 호텔에 최초로 방문한 한국인이었다며 진심으로 반가워해주시는 따뜻한 사장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어 영국집에 돌아와 한국 부채 장식품과 카드를 포장해 택배로 보내드렸다.
로코로톤도의 크리스마스 풍경은 대략 이러하다.
코너를 돌때마다 새로운 골목이 나올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도시를 걸으며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서민들의 피땀으로 모여진 세금은 바로 이렇게 쓰여야 한다.
특히나 크리스마스 시즌에 유럽 스트리트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단연코 이곳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유명하다는 런던 크리스마스 마켓들도 이번 시즌에 구경했지만 감동은 커녕 극심한 인파에 휩쓸려 인파 밀집 사고 위협을 여러번 느낄 정도였다. 안전한 집에서 런던 여행 유튜브를 시청하는 게 훨씬 나을 듯하다.
그 외 이탈리아 도시 탐험기
산타마리아 디 레우카
해가 질 무렵 등대를 오르며 눈앞에 펼쳐진 마을과 아드리아해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이렇게 호강해도 될 자격이 있냐며 호들갑을 떨며 감격스러워했다. 남편은 지금껏 달리기를 하며 본 풍경 중 가장 아름다웠던 곳이라며 엄지척을 올렸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 곳에서 함께 달린 기억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이곳이 내겐 아말피보다 더 아름다운 해변이었다.
모데나
음식에 진심인 이탈리아인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 모데나 발사믹 비니거와 치즈는 말로 표현 할 수도 없이 완벽한 조합이었고 이탈리아인들처럼 식사 후 남은 소스 한방울 까지 빵으로 삭삭 긁어먹을 수 밖에 없는 미식의 도시. 어딜가나 뚜도베네! 부오노! 뽀뽀손! 절로 나오는 맛을 느낄 수 있다.
피렌체
유럽 문화 뿐 아니라 인류 발전에 큰 획을 그었던 도시 피렌체! 이탈리아와 유럽 중고생들의 수학여행 성지! 피렌체 일정을 단 하루만 잡았던 건 이번 여행 계획 짜는데 있어 치명적 실수였다.
로마
로마에 오니 내 눈앞에 서양 역사책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는 듯 했다. 고대 로마,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 이후까지 찬란한 과거사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대형 박물관 속을 여행하고 있는 듯한 로마였다. 당신들 조상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이었던 겁니까???
알베로벨로
알베로벨로는 사실 기대 했던 것 보다는 감동이 덜했지만 워낙 유니크한 집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이탈리아 남부에 간다면 방문할 가치가 충분한 듯 하다. 예쁜 가족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꼭 한번쯤 들러 보길 추천한다.
아말피 해변
우연히 아말피 해변 여행 다큐멘터리를 본 이후 이탈리아 일주여행을 꿈꾸게 되었다. 그렇게도 꿈에 그리던 아말피 해변은 막상 와보니 꽤 실망스러웠다. 협소한 도로에 꽉 막힌 자동차 행렬, 시끄러운 크락션 소리, 절벽 해안 도로에서 과속, 역주행하는 자동차들 때문에 설레임은 온데간데 없고 심하게 구불구불한 도로 때문에 멀미를 참느라 고생했다.
나폴리
자동차로 남부 지역을 돌아다니는 동안 나폴리 인근 지역에서만 동전을 내야만 지나갈 수 있는 구간이 있었다. 게다가 나폴리 시내는 쓰레기로 넘쳐나고 있었고 교통 질서 또한 엉망진창이었다. 국가 차원에서 전혀 관리가 안되고 방치되다시피한 도시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폴리 음식만은 명불허전!
진짜 이탈리아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유명 관광지가 아닌 비교적 덜 알려진 소도시나 마을을 무조건 추천한다.
영상은 요기!
https://youtu.be/_gZ5vu8g9PI?si=xZ_Wtsffx7c9kC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