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서울 불꽃축제를 다녀왔다.
경기도에 자리 잡은 지 10년이 지났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불꽃축제였다. 이번에 가게 된 이유는 오로지 하나다.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해서이다.
사실 누나와 나는 '아 이거 정말 고생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누나는 대략 10년 전에 다녀와서 '이거 힘들어서 다시는 못 가겠다'라는 생각 했다고 했고, 나는 비슷한 고생한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불꽃축제에 가볼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기 때문이다. 그런 나와 누나를 움직인 건 오로지 엄마의 소망이었다.
불꽃놀이를 시작하기 몇 시간 전부터 이촌한강공원에 자리를 잡고, 엄마가 준비해 온 푸짐한 간식을 먹으며, 마치 소풍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냈다. 간식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불꽃축제가 시작했다.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불꽃이 하나 둘 터질 때마다 주위에서 '우와' '와'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모두들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 같다. 몇 시간 동안 기다리며 내리쬐는 햇빛과, 각종 벌레들의 괴롭힘(?)을 힘들게 견디다가 고대하던 폭죽이 하늘을 수놓으니 다들 얼마나 행복했을까 싶다.
불꽃축제를 즐기다 보니 문득 어린 시절 생각이 났다. 나의 고향 김해에서는 일 년에 두세 번 축제기간 동안 소소한 불꽃놀이를 했다. 불꽃놀이를 할 때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혹은 탁 트인 공원으로 나가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불꽃을 보며 즐거워했다.
이날 서울불꽃축제를 보며 마치 어릴 때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어릴 적 불꽃놀이를 보던 내가 얼마나 즐거워하고 행복해했던가,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보던 우리 누나와 부모님은 얼마나 행복해했을까. 그런 기억과 감정들이 불꽃축제를 보는 내내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한 가지 아쉬운 건 하늘나라에 있는, 나의 제일 소중한 친구였던 아빠가 옆에 없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하늘 어딘가, 우리 가족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같이 불꽃놀이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었겠지.
불꽃놀이를 즐기던 사람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대부분 한 시간 남짓의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엄청난 고생을 했을 테고, 그 고생의 기억 때문에 불꽃축제의 기억이 썩 좋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많은 폭죽이 하늘을 수놓는 그 순간만큼은 각자의 마음속에, 자기만 알 수 있는 어떤 뭉클한 감정으로 가득 차지 않았을까.
누군가 나에게 불꽃축제에 대해 물어본다면, 나는 정말 좋았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불꽃 축제를 가는 걸 추천하냐고 물어본다면, 불꽃축제를 보기 위한 전후의 시간이 제법 힘들지만, 불꽃놀이를 하는 순간의 행복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볼 만하다고 이야기할 것 같다.
이날 불꽃축제를 보고 와서 엄마는 내년에는 더 좋은 자리를 잡고 보자고 했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나랑 성격이 닮은 엄마는 나와 비슷한 마음이었던 것이 틀림없다.
나도 엄마의 말에 동의한다. 불꽃축제는 또 가봐야겠다. 엄마랑도, 미래의 내 배우자와도, 미래의 내가 꾸릴 가족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