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직장생활 하수인가 봐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주변에 정말 직장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와 직장생활은 저 선배처럼 하는 거구나' 하는 사람도 있고, '와 멋있다. 저 선배처럼 하고 싶다!' 하는 사람도 있다. 같은 '와'라는 감탄사에는 다른 의미가 담겨있다.
사실 전자는 있는 듯 없는 듯 자신의 일만 착실하게 하는 선배를 향한 감탄사였다. 어딜 가나 파워 오지라퍼이고 수다쟁이인 나는 사람들에게 존재감이 큰 편이다. (내 착각일 수도 있다.) 좋은 쪽으로 존재감이 클 때도 있지만, 나쁜 쪽으로 존재감이 클 때도 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평소 남들을 수 없이 도와주다가 바빠서 한 번 못 도와주면, 나 같은 오지라퍼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받게 된다. 그러나 그 선배와 같이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 갑자기 남을 도와주면, 그게 한 번임에도 사람들이 참 좋은 사람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평소 조용히 있다가 한 마디씩 적당한 드립을 치면, 그 사람은 센스 있는 사람이 된다. 그러나 수다쟁이가 갑자기 말이 없으면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고, 말 없는 내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다운시킨다고 생각하는 사람까지 있다. 나는 파워 오지라퍼인 내 모습이 직장생활에서는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오지라퍼인 나는 직장생활하수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저 선배가 부럽기도 하고, 나도 저 모습을 벤치마킹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슬프게도 그런 센스와 그런 성향을 타고나지 못했다. 계속 자제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한계가 있음을 느낀다.
후자의 경우 열정적으로 자기 일을 하며 커리어를 발전시켜나가고, 할 말은 하는 선배를 향한 감탄사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롤모델로 생각하는 선배이기도 하다. 이 선배는 갈등을 피하지 않고, 그 갈등에 정면으로 부딪혀 해결해나가는 스타일이다. 자신의 태도를 확고히 하고, 남의 시선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 자신만의 기준이 뚜렷한 사람이기에 자신의 기준에서 세상을 판단한다. 내 기준에서 옳은 일이지만 누군가 나를 욕하고 나에게 피해가 온다면? 예컨대 일에 지장을 주지 않으며 휴가를 사용하는데 이를 사유로 고과를 잘 못 받았다거나 하는 일이나, 회사에서 당연히 보장하는 제도를 팀장이 활용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하는 일 말이다. 이런 경우 선배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권법을 사용한다. 자신의 일은 완벽하게 하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따르지 않는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나의 권리를 찾는 것이다. 이 선배의 길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회사는 일을 하기 위한 곳이기 때문에 지금은 능력을 인정받아 잘 지내고 계신다. 선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른 팀으로 가셨고, 그곳에서는 자신의 일은 확실히 하는 열정적인 사람으로 생각되어 불합리한 일도 당하지 않으시는 것 같다.
나는 후자의 선배를 더 좋아하지만, 전자의 선배도 엄청난 능력자라고 생각한다. 결국 위의 두 사람이 직장생활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두 가지 방법의 표본이 아닐까? 이 글을 보고 있는 직장인이 있다면, 그리고 직장생활 잘한다는 평을 받고 싶다면 얼른 둘 중 하나를 골라 내 이미지를 만들어 가길 추천한다. 둘 중 어느 길을 가더라도, 처음에는 나의 태도를 마음에 안 들어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꾸준히 2년 정도 같은 스탠스를 유지한다면 나의 이미지는 굳어지고, 그들도 더 이상 태도에 대해 논하지 않게 될 것이다. 나는 전자의 길을 가기 어려울 것 같아서, 후자의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노력을 통해 후자의 길로 다가가 '직장생활 고수'가 돼보려고 한다. 모든 직장인들이여, 힘을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