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펫시터입니다

by 펫시터 루미 언니

아침 7시 오늘도 목줄과 배변봉투를 챙기며 하루를 시작한다. 약간은 서늘해진 아침 공기를 쐬며 10분 거리에 있는 지하철을 타고 오늘의 첫 고객인 봉길이, 사랑이, 코코 3마리의 강아지 산책을 위해 출발했다.


2024년 12월, 나는 직장을 벗어나 좋아하는 일을 하는 프리랜서로 2년 넘게 버터 왔지만 나보다 능력 좋은 실력자는 계속 늘어나고 이미 콧대가 높아진 나에겐

더 이상 일은 들어오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 당장 직장을 구하기엔 지금까지 노력해 온 시간이 아까워 시간을 자유롭게 쓰면서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다 어렸을 때부터 강아지와 고양이를 좋아하고 지금도 10년째 키우고 있는 강아지를 보며 펫시터라는 일을 떠올리게 되었다. 과거 훈련사가 되고 싶며 동물 관련 전문학과를 다녔고 그동안 취득했던 자격증도 있으니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인터넷을 뒤져 가장 인지도가 높은 펫시터 플랫폼을 찾아 들어가 구석구석 살펴보니 펫시터 지원 버튼이 있어 클릭한 뒤 개인정보와 반려동물과 관련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짧게 적고 전송하기 버튼을 클릭했다. 생계 위험으로 찾은 서브잡이었지만 설렜다. 그 뒤 빠르게 면접을 보고, 교육을 받고, 간단한 산책 용품까지 지급받으니 기분이 새로웠다. 우리 집 강아지는 매우 사나운 편인데 면접 볼 때 이야기 해보니 사나운 강아지를 키운 경력이 있으면 업체 입장에서는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마 세상에는 성격이 착한 반려동물만 있는 건 아니니 좀 더 위기 대처 능

력이 좋기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교육은 어렵지 않았지만 처음엔 긴장해 실수할 수 있으니 가능한 교육 직후 일주일 이내로 첫 펫시팅을 권장해 주었다.


좋았어! 하며 싱글벙글 펫시터 앱을 들어갔는데 이런, 며칠을 기다려도 일거리가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일하고 있는 플랫폼은 선착순 매칭이 기본이라 일이 생겨도 누군가가 나보다 빠르게 수락해 버리면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나는 조급한 마음에 펫시터 앱으로 들어가 하루 종일 새로고침을 하며 제발 나에게도 기회가 오길 기도했다. 그리고 그렇게 수백 번 새로고침을 하니 한 건의 의뢰가 떴다. [당일 돌봄 /00구 00동 / 시바견 / 산책 30분]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너무 간절했던 나머지 잘 살펴보지도 않고 수락을 눌러버렸다.


5분 뒤 울리는 알람, [00 매니저님 산책 돌봄이 배정되었습니다.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