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우리의 행복을 미룰 수 없다(4)

쓸모있는 인간으로 살기

by chiimii

퇴사 7개월 차. 난 안 해봐서 그렇지, 하면 뭐든 잘 해낼 것 같아! 잠이 안 오는 밤에는 이런 설렘이 촛불처럼 꺼질 듯 말 듯 아슬아슬 위태로워진다. 당장에 투자로 수익이 생긴다고 해서 평생 놀고먹을 순 없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온전히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리고 그 시간이 얼마나 감사한지 알면서도 그게 수입으로 이어질까 하는 고민과 함께 내 쓸모에 대해 생각한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데 이게 소득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계속 의문을 품게 된다. 나를 향한 그 질문들은 결국 내가 사회적으로 쓸모 있는 인간인가 하는 의심으로 귀결된다.


어떤 한 분야에서 성공하려면(의미 있는 소득을 벌어들일 정도) 적어도 2년은 그 시간 속에 나를 갈아 넣어야 하는데 내가 너무 빠르고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내 삶에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기승전결 없이 서너 줄짜리 해피엔딩으로 끝나버리면 과연 그게 내가 만들고 싶다던 ‘이야기’일까. 형식적인 업무들, 각종 수당과 월급, 술자리, 일주일 내내 기다리는 주말, 퇴근하고 이어지는 사무실 생각. 그런 내 인생이 재미없고 시시해서 다시 시작한 삶을 그저 그런 서사로 만들 순 없다.


퇴사하고 썼던 글들을 읽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고,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찾고, 나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생겨 설렘과 행복에 벅찬 글들. 하루하루 꾹꾹 눌러가며 사는 삶. 2024년에서 2025년으로 넘어가는 밤 12시. 제야의 종 생중계를 보면서 빌었던 소원도 이제 예전 같지 않다. ‘부자 되게 해주세요. 행복하게 해주세요. 건강하게 해주세요.’ 이런 소원을 빌었던 이전과 달리 ‘어떤 어려움이 생겨도 제가 다 극복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렇게 빌게 되었다. 쉽지 않았으면 하고 열렬히 고민했으면 하고 반드시 이뤄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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