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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Dec 06. 2023

겨울에 창피했던 기억



겨울에 창피했던 기억     



겨울에 일어난 해프닝으로 인해 너무나 창피했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때 바로 여자 고등학교가 길 건너에 있어서 하굣길에는 여고생들과 버스를 같이 탈 때가 많다.

집에 까지 걸어서 20분 남짓이어서 걸어 다닐 때도 많이 있었지만 간혹 버스도 타고 다녔다.



한 번은 겨울에 길이 미끄러워 버스를 타고 가기 위해 정류장에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는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이 꽤 많이 각자의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는데 내가 타려는 버스가 내가 서 있는 곳보다 한참 뒤에 서는 것이 아닌가!

버스를 타기 위해 그쪽으로 달리듯이 가는데 바닥이 살짝 얼어 있어 미끄러졌다.

그러면서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던 여학생 둘을 태클하듯이 넘어뜨렸다.

주변에 그 장면을 그곳에 있던 학생들이 다 보았으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버스를 못 탔을 뿐 아니라, 아프기보다 창피한 마음에 사과를 하고 뒤돌아서 절뚝이며 집에 걸어갔다.

거의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황당하고 창피했던 기억은 잊히지 않는다.          



이 외에도 겨울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거나 넘어져 무릎이 까지고 엉덩이에 멍이 들어도 상처보다 창피해서 일단 황급히 자리를 뜬 적이 가끔 있다. 

나이가 드신 어르신의 경우는 겨울에 잘못 미끄러지거나 넘어져 골절이 되면 결국 회복을 못하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제 머잖아 눈이 오고 나면 큰 찻길은 금세 녹아도 걸어 다니는 산책로나 인도는 보이지 않게 미끄러운 곳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미끄러지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다가 다시 맞이할 봄을 벌써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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