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그라미 원 Jan 31. 2024

아들 생각이 난다




아들 생각이 난다



8년 전 그날 이후 가장 아껴서 차는 손목시계다.

그 당시에 아들은 대학을 다니고 우리 부부는 두바이에서 사역을 하고 있었다.

이 시계는 아들이 우리가 있던 두바이에 방학에 잠깐 왔을 때 생일 선물로 주었다.     



아들은 라오스에서 3년을 홈스쿨을 하다가 미국에 아버지 친구분이 세우시고 운영하셨던 고등학교에서 도움을 주셔서 그곳에 가서 다녔다.

아들이 대학을 갈 때는 부모님이 미국에 사셔서 부모님 댁에서 다닐 수 있는 대학을 다녔다.

아들은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학교 근처 초밥집에서 졸업을 할 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을 했다.     



그렇게 떨어져 있던 아들이 미국에서 한국을 거쳐 두바이에 잠시 다녀갈 때 선물로 사 온 것이다.

부모로서 아들이 대학을 다니는 동안 용돈도 제대로 주지 못해 언제나 미안했다.

하지만 아들은 공부뿐 아니라 일을 하며 모든 돈으로 부모 시계를 선물한 것이다.     



시계가 많이 있지만 그 이후로 가장 아껴서 잘 차는 시계이다.

그 사이에 약도 몇 번 갈고, 줄도 몇 번 갈았지만 디자인도 무난해서 어느 용도로든 괜찮다.     



아들이 대학에 간 후에 스스로 일을 해서 용돈을 벌었지 우리가 준 적이 별로 없다.

한국에 군대를 가기 위해 왔을 때도 입대하기 전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돈을 벌었다.

졸업을 앞두고 코로나로 인해 마지막 학기를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며 인턴으로 취직을 하였다.

결국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거의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며 자라 준 아들이 시계를 통해 시간의 소중함을 선물한 것이다.     



지금은 대학 졸업 후 인도네시아에 직장을 가지게 되어 여전히 떨어져 산다.

그래서 이 시계를 찰 때마다 아들을 생각하고,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계를 본다.

시간을 보기 위해서도 이 시계를 보지만 혼자 잘 커준 아들에 대한 대견한 마음으로 이 시계를 본다. 

아들이 보고 싶고 생각나면 아들이 선물해 준 손목시계를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분 전환을 위한 루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