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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May 22. 2023

돈 없어서 결혼을 못한다구요?

저출산의 진짜 원인은?


가정의 달에 모두가 행복하지 못한 우리의 슬픈 자화상     


‘문단속 못한 스드메 값…"결혼, 이러니 못하죠"’ 부부의 날에 어느 기사 제목이다.

이런 기사도 있었다. “코로나 뒤 예식비 4000만 원... 미뤘던 결혼 하려니 2배 뛰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전 세계 단연 1위의 저출산 국가이다.

심각한 저출산 국가들도 합계출산율이 1명이 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는 첫째는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고, 다음은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에 대한 통계 관련 기사가 있었다.

기사 제목이 ‘국민 절반은 '결혼 안 해도 된다'… 안 하는 이유 1위 '돈 없어서'’이다.     



4년 간 살았던 동남아시아의 라오스는 아직도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이다.

2021년 기준으로 1인당 GDP는 2천5백 불 정도로 우리나라의 1/10 정도이지만 출산율은 2.54 정도로 우리나라의 세배 정도이다.

라오스와 같은 나라 사람들은 ‘돈 없어서’ 결혼을 안 하거나, 돈 없어서 출산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     



혹자는 라오스의 상황과 우리의 상황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

라오스와 비교하면서 우리나라 GDP가 높으니 경제적 부담을 엄살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상황은 단지 ‘돈 없어서’의 문제보다 더 깊은 문제가 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해서 누구도 자기희생의 값을 지불할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은 우리 자녀들이 발단 단계에 맞게 정상적으로 자라고 바른 인격을 갖추는 데 있지 않다.

우리 교육의 현실은 미래의 높은 연봉을 위한 스펙 쌓기 경쟁에 다양성을 무시한 채 몰두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 자녀들이 정성적으로 학창 시절을 잘 마치고 나면 어떤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는가?

본인이나 부모의 기대도 원하는 대학에 가거나 어디에서든 두각을 나타낼 실력을 갖추는 사람이 되기를 기대할 것이다.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될 때, 남을 배려하고 서로 존중하며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자기희생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난 15년 동안 한국 정부가 380조 원의 예산을 쏟아부은 사업이 무엇이었나?

심지어 이 사업은 그동안 처절할 정도로 실패에 가까운 결과를 거뒀고, 앞으로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앞으로 더 많은 투자가 불가피한 사업, 바로 '저출산 대책'이다.

우리는 언론이든, 정부 정책이든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저출산의 문제를 돈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자녀는 근본적으로 부모가 가정의 울타리에서 키우는 것이다.

정부가 예산을 들여 자녀를 양육할 환경을 위해 투자하고 도울 수 있지만 정부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

나도 자녀를 낳아서 키우면서 보니 우리의 부모들이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면서 얼마나 희생을 했는지 느껴진다.

우리 부모 세대도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던 시절이 넉넉한 것도 아니고 지금보다 환경이 좋았던 것이 아니다.

지금 세대와 가장 큰 차이는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 필수적인 자기희생을 당연하게 여긴 것이다.     



'내 자식은 나처럼 고생시키지 말아야지.'

그러나 정말 자녀를 사랑한다면 진짜 소중한 것을 얻으려면 자기희생도 감수해야 하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부모들의 섬김과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에 우리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하지만 시집 장가를 보내도 여전히 내 자식은 고생하지 않기만 바라면 어떻게 온전한 가정이 되겠는가?



단지 저출산의 문제만이 아니라 점점 더 사회적 갈등은 커지고 해결도 잘 되지 않는다.

세대갈등, 지역갈등뿐 아니라 남녀갈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과 영역에서 갈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가정, 학교, 사회와 정부의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 가운데 진정한 화합과 하나 됨을 위해서는 나부터 ‘자기희생’의 본을 보이는 사람이 너무도 드물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왜 답답하고 암울한가?

아무리 예산을 쏟아부어도 저출산이 더욱 심화되어서가 아니다.

모두가 나는 존중받기를 원하지만 정작 내가 남을 존중하지 못하고, 남들의 소위 ‘갑질’에 대해서는 그토록 민감하지만 나의 자발적 자기희생의 시간을 통해 소중한 가정을 지키고 자녀를 훌륭하게 양육하려는 사람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와 같은 저출산은 다가올 미래에 국가의 존폐를 좌우하는 재앙이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로 국가의 정책과 예산만으로 해결할 수 없음은 이미 증명되었다.

우리 모두의 의식이 새로워지지 않고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가정은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

슬픈 자화상의 가정의 달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아야 한다.

가족 구성원 모두 서로를 위한 섬김과 희생보다 자기만족과 자아실현이 더 중요하면 가정의 행복은 요원하다.

하지만 아내와 남편이 서로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조금 더 자기를 희생하고, 또 너무도 귀한 축복의 선물인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서로 조금 더 희생하는 가운데 찾아오는 행복을 누리기 시작할 때 가정은 행복하게 된다.     


대한민국이 다시 젊은이들이 축복 가운데 결혼을 하고, 더 많은 아이가 축복 속에 태어나는 나라로 거듭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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