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는 인생에 아주 기억에 남을 특별한 한 주였다.
대단한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누군가 사주는 점심을 먹었다.
보통 일주일을 대부분을 집이 아닌 밖에서 점심을 먹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다른 누군가가 사주는 점심을 먹는 일은 흔한 일상이다.
그러나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점심을 얻어먹은 경험은 흔치 않은 특별함이다.
월요일에는 요양병원에 계신 장인어른 외출에 맞춰 처가 식구들이 함께 식사를 했다.
장인께서 예전에 종종 가시던 일식집에 가서 오랜만에 회정식 세트를 맛있게 먹고 점심은 처남이 냈다.
화요일에는 함께 일하는 분과 둘이 점심에 육개장을 먹는데 먼저 점심값을 내셨다.
수요일에도 오래 알고 지내며 일을 함께 한 지인이 점심을 산다고 해서 소고기 탕면과 가지튀김을 먹었다.
목요일에는 초등학교 친구를 만나 점심으로 찜닭을 먹었는데 친구가 샀다.
금요일에는 함께 일하는 분들과 가끔 가는 한식 뷔페에 갔는데 다른 분이 사 주셨다.
토요일에는 교회 모임에 일행 운전 겸 따라가서 능이오리 백숙을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일주일 내내 혼자 먹거나 내가 사는 날이 없이 누군가 사주는 점심을 먹은 기억은 까마득하다.
토요일에 오리백숙을 먹고 나서는 아내가 함께 못 왔다고 한 마리를 따로 포장을 해 주셨다.
월요일 점심에 아내와 포장을 해 주신 오리백숙에 함께 나오는 녹두죽으로 오리백숙을 먹었다.
그래도 4인분 정도 되는 오리백숙을 둘이서 먹고도 많이 남았다.
아내는 오후에 일을 하기 위해 나가고 저녁에 혼자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오리백숙 라면을 먹어보기로 했다.
지난주에는 아내가 포장해 온 알탕에 꽃게를 넣고 꽃게 알탕을 먹고 남아서 꽃게 알탕 라면을 해 먹었다.
일부러 라면을 먹기 위해 알탕이나 꽃게탕을 끓일 수는 없어도 그런 탕이 남으면 마지막은 라면으로 마무리하면 아주 만족스럽다.
꽃게 알탕 라면처럼 이번에는 집에서 오리백숙을 포장해서 먹는 것도 처음이어서 남은 오리백숙으로 라면을 끓였다.
알탕이든, 백숙이든 기본적으로 간이 있기 때문에 라면 수프를 다 넣지 않고 절반 정도만 넣는다.
그러면 간도 잘 맞으면서 꽃게의 맛이나 오리백숙의 맛을 느낀 채 특별한 라면을 먹게 된다.
예전에도 집에서 이런 식으로 탕을 먹고 남으면 라면으로 마무리한 경우가 많았다.
도가니탕을 먹다가 남으면 도가니 라면, 해물탕이 남으면 해물라면을 해 먹는 것이다.
국물 요리 맛집에 가면 마지막에 냄비에 자작하게 국물을 남기고 볶음밥을 먹으며 마무리하게 된다.
그러나 집에서 좋은 국물이 남으면 나의 마무리 선택은 그 국물을 이용한 특별한 라면이다.
그래서 어제는 특별한 한 주 뒤에 이름하여 오리백숙 라면을 처음으로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