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음식의 특징은 기름지고 느끼하다는 것이다.
전도 그렇고, 잡채나 빈대떡도 그렇고 갈비찜이나 갈비구이도 그렇다.
연휴가 끝나고 속이 개운치 않은 이때, 단연 떠오르는 것은 매운 음식이다.
평소에는 매운 음식을 즐겨 먹지 않는다.
매운 음식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해외에 8년 정도 있으면서 점점 매운 음식 먹기가 힘들다.
그래서 해외에 있을 때 한국에서 라면을 가지고 갈 때도 신라면보다는 진라면 순한 맛을 더 선호했다.
하지만 명절이 끝나고 나면 매콤함으로 느끼한 속을 정리해 줄 필요를 느끼게 된다.
이번 연휴 마지막 날에는 집에서 남은 전, 만두와 함께 비빔냉면을 먹었다.
요즘은 간편하게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냉면 제품도 맛이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추석에 고기와 함께 먹기 위해 준비했던 상추와 깻잎을 썰어서 함께 먹으니 매운 것도 덜하다.
아마도 연휴 마지막 날에는 매운 음식 식당을 찾거나 매운 라면을 찾는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명절 후에 간편하게 먹기 편한 매운 음식을 소개하는 기사들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이제 명절 끝에 매운맛은 마치 약방의 감초와 같이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땀이 줄줄 나는 여름에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을 음미하듯, 명절 끝에는 매운 음식을 찾게 된다.
명절 끝에 코끝이 찡하게 매운맛은 느슨해진 명절에서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새로운 활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