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야 잘 가
몇 달을 우리를 덜덜 떨게 만들더니
이제 너도 힘을 다했구나.
며칠 전까지 매섭게 휘몰아치더니
마지막 힘을 다한 거였구나.
너도 겨우내 세상을 꽁꽁 얼게 하고
우리를 움츠리게 하느라 수고했으니
이제 푹 쉬다가 또다시 겨울에 보자.
지금껏 네가 빨리 우리 곁을 떠나길 기다렸지만
이제 대지를 녹여 버릴 듯한 태양에 지칠 때쯤
네가 우리 곁에 있던 시간을 그리워하게 될 거야.
네가 세상을 겨우내 얼게 만들어도
대지의 생명은 하나도 죽지 않고
이제 다시 생명의 도약을 준비하니
너는 여름잠을 자다가 겨울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