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이유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같아도 모든 사람에게 그 인생에 똑같은 날은 하나도 없다.
똑같이 눈뜨고, 세수하고, 출근하고, 점심 먹고, 퇴근하는 일상의 반복 같아도 매일 우리 삶에는 다른 기분이 찾아오고, 다른 감정이 다가오지만 대부분 무시한 채 그 마음을 보내버리고 망각하게 된다.
작은 것이라도 마음에 부정적인 생각이나, 안 좋은 감정이 쌓이기 시작하면 결국 내 생각과 말, 그리고 결정들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은 인생의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중고등학교 시절, 허리가 아파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누구와도 마음을 잘 나누는 것이 서투를 때 시를 섰다. 시를 쓰고 한참 후에 다시 읽어보면 때로 민망하고 헛웃음이 나오지만 그렇게라도 기록을 했기에 다시 ‘나’ 자신과 마주하며 때로는 외로움을, 때로는 방황을 이길 수 있었다.
나이가 든다고 감정이 안 생기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상황 때문에, 관계 때문에, 보이는 시선 때문에 그 마음을 처리하지도 못한 채 묻어두고 살게 된다. 하지만 처리되지 않고, 정리되지 않은 채 마음 구석에 밀어둔 감정과 생각들은 어둠 속에서 인생에 향기가 아닌 악취가 나게 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감정들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시를 쓰기 시작할 때는 복잡하고 부정적인 마음이 가득하다가도 시를 마무리할 때는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하고, 먼저 내가 위로를 받는다. 최근에 시를 쓰고 나누면서 용기를 얻었다는, 위로를 받았다는 댓글을 보면 시를 잘 써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받은 위로가 다른 이에게도 위로가 된다는 것이 다시 나에게 새 힘을 준다.
힘들고 어려울 때 술과 담배 같은 것으로 위로를 받으려고 하지만, 그것은 잠시 마음에 고통을 마치 진통제처럼, 혹은 마취제처럼 잊게 하기는 하지만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글을 쓸 때 그 과정에서 내가 겪는 일에 의미가 깨달아지고, 누군가에게도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내린 결론이 먼저 나를 위로하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앞으로도 내 인생에 똑같은 날은 하루도 없을 것이고, 날마다 새롭게 만나는 생각과 마음과 더 잘 지내기 위해 나는 시를 쓸 것이다. 글을 쓸 방향을 정해놓지 않고 쓰기에 어떤 시를 쓰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는 계속 시를 쓰면서 내가 가장 먼저 위로를 받을 것이고, 용기를 내서 다시 하자는 나를 향한 격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