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에 목말라한다면
2003년 출간된 켄 블랜차드의 저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지난 수십 년간 소통과 리더십의 교과서처럼 읽혀왔다. 칭찬이 가진 긍정적인 에너지와 동기부여의 힘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비난보다는 격려가, 꾸중보다는 칭찬이 인간의 성과를 높인다는 것은 심리학적으로도 증명된 바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고래가 칭찬을 받기 위해 '쇼'를 할 때만 춤을 춘다면, ‘관객이 없는 바닷속에서 그 고래의 삶은 과연 행복할까?’라는 질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타인의 반응에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한 시대를 살고 있다. SNS의 '좋아요' 숫자와 실시간 댓글은 현대판 칭찬의 지표가 되었다.
만약 누군가 칭찬이 없으면 열정이 사라지고, 타인의 반응에 목말라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외부에서만 찾으려 한다면, 이는 역설적으로 낮은 자존감을 드러내는 신호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결정할 권한을 타인에게 양도한 것이다. 타인이 "잘한다"라고 말해주면 반짝이다가도, 비난하거나 무관심하면 금세 빛을 잃고 동력을 상실한다. 이는 마치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태양 빛을 반사해야만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달'의 상태와 같다.
다이아몬드는 박수를 구걸하지 않는다. 다이아몬드나 황금은 사람들의 칭찬에 목마를 이유가 없다. 깊은 땅속,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다이아몬드는 그 자체로 완벽한 결정체다. 누군가 그것을 보고 "그저 돌덩이일 뿐"이라고 비하한다고 해서 다이아몬드의 분자 구조가 변하거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
진짜 능력을 가진 사람, 즉 '내면이 건강한 사람'은 이와 같다. 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정의한다. 이들에게 칭찬은 있으면 즐거운 '디저트'일뿐, 삶을 지탱하는 '주식(主食)'이 아니다. 이들은 타인의 평가에 일희일비하며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압도적인 실력을 쌓는 데 몰입한다.
어느 분야에서건 '대가'라 불리는 이들의 공통점은 타인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보낸 긴 시간이 있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초기 시절을 보면, 당대의 비평가들에게 혹평을 듣거나 무시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만약 그들이 대중의 칭찬에만 목말라했다면, 대중의 입맛에 맞는 평범한 그림만을 그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예술적 가치를 믿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화실에서 묵묵히 붓을 놀렸다. 결국 그 '무시할 수 없는 능력'이 증명되었을 때, 세상은 비로소 그들에게 뒤늦은 찬사를 보내게 된다.
일본의 미슐랭 스타 셰프들 중에는 수십 년간 좁은 골목에서 묵묵히 초밥을 쥐거나 라멘을 만든 이들이 많다. 그들은 '좋아요'를 받기 위해 화려한 인테리어를 고민하기보다, 생선의 선도와 밥알의 온도를 고민했다. 칭찬을 구걸하지 않고 스스로의 기준을 높인 결과, 세상이 그들을 찾아오게 만들었다.
칭찬을 들으려 애쓰는 시간은 사실 '타인의 기분을 맞추는 시간'이다. 반면,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시간은 '나의 가치를 창조하는 시간'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후자를 선택한다.
건강한 자아상을 가진 사람은 비난을 받아도 그것이 타당하다면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고, 타당하지 않다면 '그 사람의 의견'일뿐이라며 흘려보낸다.
칭찬을 받아도 자만하지 않고 "내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라는 확인 정도로만 활용한다. 누구도 내 일에 관심이 없어도 스스로 세운 목표와 가치를 향해 묵묵히 걸어간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사람들의 칭찬에 목말라하며 글을 썼나?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정리하고 써왔나?’를 돌아보게 된다. 위대한 작가나 예술가는 단지 시대의 흐름에 편승해 인기를 얻으려고 한 사람이 아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시대의 흐름에 역류 하든 자신의 작품을 통해 세상의 시각을 바꾸어 놓은 사람이다.
결론적으로, 칭찬에 대한 갈증은 외부의 물로 채울 수 없다. 그것은 내면에 '자존감'이라는 샘을 팔 때만 해결된다. 지금 당장 누군가의 박수가 들리지 않는다고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고요한 시간이 당신을 다이아몬드로 제련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입술에서 나오는 달콤한 말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어제보다 단단해진 나의 실력과 깊어진 인격에 더 큰 자부심을 느끼는 삶이 진정으로 건강하고 지혜로운 삶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