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 이내의 특별한 기념일
어제는 부모님의 결혼 60주년 기념일이었다.
비록 큰 잔치는 못 해 드리고 점심 한 끼 같이 하며 축하해 드렸지만 돌아보니 정말 특별한 날이다.
결혼 60주년을 회혼례(回婚禮)라고 하는데 결혼한 부부 중 60주년을 맞이할 확률은 대략 0.5% ~ 1% 미만이라고 한다.
결혼 60주년을 맞이하려면 두 가지 핵심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이는 20대 중반에 결혼했다고 가정하면 두 분 모두 80대 중후반에 도달해야 하는데, 통계청의 생명표에 따르면, 현재 80대 중반까지 부부 모두가 생존해 있을 확률 자체가 쉽지 않다. 실제로 아버지는 90세 시고, 어머니는 88세 시다. 이 연세에 두 분이 함께 외식을 하실 만큼 건강하신 자체가 특별한 축복이다.
60주년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을 넘어, 전쟁 이후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함께 버텨온 인내와 사랑의 증표다. 통계적인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두 분이 서로의 곁을 21,900일 넘게 지켜주셨다'는 사실이다.
부모님이 상위 1%의 부자는 아니어도, 60년을 함께 서로 배려하며, 도우며 사신 세월 자체가 이미 대한민국 상위 1% 이내의 특별함이다.
어제 저녁에 아내에게 말했다. 60주년까지는 몰라도 이제 32년 된 우리도 건강하게 50주년은 함께 맞이하자고.
아주 특별하게 보내지는 못했어도 그 의미는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