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by 동그라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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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나이가 들수록 아내 만한 친구가 없다. 최근에는 일과 시간 외에 친구나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은 횟수가 점점 줄어든다. 출가한 아들 내외도 한 달에 고작 두어 번 얼굴을 볼 뿐이다.

가끔 만나 나누는 안부에는 어쩔 수 없는 거리감이 생기고, 나누는 대화 또한 겉핥기에 머물기 일쑤다. 하지만 아내는 다르다. 매일의 날씨와 기분, 사소한 일상의 무늬를 공유하는 아내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는 깊은 대화가 가능하다.



모처럼 찾아온 휴일, 아내와 파주 호수공원을 찾았다. 유난히 길었던 겨울의 끝자락을 지나, 이제 낮 동안은 제법 봄의 숨결이 느껴지는 날씨였다. 호숫가를 걷다 벤치에 앉아 깎아 온 사과를 한쪽씩 나눠 먹었다. 점심은 예전에 들렀던 단골 막국수 집에서 해결했다. 혀끝을 자극하는 산해진미보다,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막국수 한 그릇이 더 달게 느껴지는 건 곁에 있는 사람이 편안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터에서 동료들과 북적이며 먹는 점심도 나름의 활기가 있지만, 쉬는 날만큼은 오롯이 나 자신, 혹은 아내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 부부란 서로의 허물을 들춰내는 사이가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생기는 서로의 빈틈과 연약함을 조용히 메워주는 존재가 아닐까.

누군가는 부부를 '평생 원수'라 농담처럼 말하지만, 나에게 아내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다. 소중한 친구와 함께한 오늘의 시간 덕분에 몸도 마음도 재충전된 하루다.


#파주운정호수공원

#오두산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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