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어느 날. 딸 아이의 온라인 공개수업 날이 다가왔다. 이미 작년인 1학년 때 경험했던 만큼, 온라인 공개수업을 참여하는 방법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다.
문제는 와이프와 나 둘 다 일하는 평일에 진행한다는 데 있다. 와이프는 업무시간 핸드폰 자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 나의 경우 특별히 바쁜 일이 없으면 30분 가량 노트북으로 공개수업을 보는데 지장이 없는데, 이날은 그 특별히 바쁜 일이 생겼다.
급한 기사를 먼저 처리하고 뒤늦게 온라인 공개수업에 참여했다. 출업처 기자실이 아닌 회사에 있었던 만큼, 화면은 끄고 참여했다. 일을 하면서 중간 중간 딸 아이를 바라봐야 했고, 이에 딸 아이가 발표하는 모습을 놓치고 말았다.
일을 대충 마무리한 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딸 아이의 모습을 바라봤다. 맨 앞자리에 앉은 딸아이는 선생님의 질문에 손을 번쩍 드는 등 수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선생님이 자기를 불러주지 않으면 아쉬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30분 가량의 딸아이의 온라인 공개수업이 끝나갈 무렵, 다른 부모들이 전부 화면을 켰다. 나중에 들었는데, 담임선생님이 마지막에 학부모 얼굴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미쳐 이런 이야기를 못 들은 나는 화면을 그대로 끄고 바라봤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니 딸아이는 자기만 엄마, 아빠의 모습이 안 보였다고 투덜댔다. 핸드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은 것을 보여주고, 와이프가 딸아이에게 "너가 못 본거지 엄마, 아빠는 화면 켰어"라고 선의의 거짓말을 하며, 딸을 달래줬다. 엄마의 말에 그제서야 딸아이가 화를 풀었다.
울딸~ 아빠가 바빠서 미쳐 울딸이 발표하는 모습과 마지막 인사를 못했네. 그래도 바쁜 와중에 울딸 많이 보려고 노력 많이 했어. 수업에 적극적인 울딸 보니까 너무 기특하고 장하더라. 앞으로도 이렇게 학교생활 하면 아빠는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아. 울딸 너무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