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자세 좋아 바로 연주 배운대"

by 피구니

2학년이 되고 나서 딸 아이의 예체능 학원이 하나 더 늘었다. 바이올린이 바로 그것이다.


당초 방과후 수업에서 바이올린을 배울 계획이었지만, 동네 근처에 학원이 새로 생겨 바로 학원을 등록했다. 학교 수업보다는 학원이 조금 더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 많았기 때문이다.


평일과 토요일에는 바이올린 학원에 갈 시간이 없어 일요일 오후에 가기로 했다. 30분 개인 레슨, 30분 합주 이렇게 1시간을 하는 식이다.


바이올린이 아닌 박스로 만든 바이올린 모형을 가지고 자세를 잡는 것으로 레슨이 시작됐다. 보통 자세를 잡는 데만 몇주가 걸린다는 게 선생님의 설명이다. 다행히 딸아이는 힘들어 하면서도 자세를 곧잘 잡았고, 이에 레슨 2번만에 실제 바이올린으로 수업을 받게 됐다. 집에서 딸 아이의 자세를 잡아주고 연습을 시킨 와이프 덕분이었다.


그 즉시 선생님이 추천하는 곳에서 바이올린을 구매했고, 자신의 바이올린을 받은 딸 아이는 좋아하며 집에서 엄마와 함께 연습을 했다.


이렇게 학원을 다닌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아 학원에서 연주회를 개최한다고 공지를 했다. 일명 '엉터리 연주회'로, 이제 막 시작하는 아이들이 많아 지어진 네이밍이다.


연주회가 열리는 날 딸 아이는 미리 학원으로 가 선생님, 친구들과 연습을 했고, 그 연습시간이 지난 후 실제 연주회가 열렸다. 학부모들은 의자 앉아 연주를 구경하고, 잘 치는 아이부터 못하는 아이들까지 나와 연주를 시작했다. 어린 나이지만, 정말 잘 치는 아이가 있는 반면, 딸 아이처럼 이제 막 채를 잡은 아이까지 다양했다.


딸 아이는 다 같이 연주하는 합주에 나와 자기 바이올린으로 연주를 했다. 잘은 못 치지만, 열심히 하려는 딸 아이가 너무나 대견스러웠다. 딸 아이의 모습을 놓치기 싫어 연신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

한 시간 가량의 연주회가 끝나고, 딸 아이가 학원 문 밖으로 나오자 꼭 끌어안아주면서 너무나 잘했다고 폭풍 칭찬을 해줬다. 딸 아이 역시 기분이 좋았는지 함박 웃음을 지었다. 저녁도 못 먹고 연주회를 한 만큼, 학원 근처 식당에서 돈까스를 먹으며 이날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울딸~ 오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울딸을 보니까 너무나 이쁘고, 대견스럽더라. 잘 치면 좋겠지만, 못 치더라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게 배웠으면 좋겠어 아빠는. 그리고 나중에 잘 치게 되면 아빠가 좋아하는 케논 변주곡 한 번 들려줘~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우리도 천이 있는 곳에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