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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우리도 천이 있는 곳에 살자"

by 피구니

4월 초의 어느 주말 저녁.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와이프가 동네 근처 정평천으로 야간 꽃구경을 가보자고 제안했다. 벚꽃이 이쁘게 핀 가운데 천 주변에 조명을 설치해 야경이 멋지다는 것이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장모님, 와이프, 딸 이렇게 온 가족이 야간 꽃구경을 하러 집을 나섰다. 정평천까진 집에서 15분 정도 걸어야 하는 거리다. 처음 딸 아이의 손을 잡고 갔다가 걷기 힘든 딸은 아빠인 나한테 안아달라고 졸랐고, 그런 딸을 안고 정평천으로 향했다.


이미 정평천에는 꽃구경을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정평천 산책로를 걸으며 꽃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 조명에 비친 벚꽃이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쳐다보기도 했다.


이렇게 정편천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다른 가족들 가운데 한 아빠가 아이를 목마 태워주는 모습을 본 딸 아이가 자기도 해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이미 너무 커버려 둘 다 다칠 수 있다고 달랬지만, 딸 아이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딸 아이의 고집에 진 나는 딸 아이에게 목을 내밀었다.


유치원 때와 달리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딸 아이가 부쩍 컸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항상 애기로만 생각했던 딸 아이가 언제 이렇게 컸는지 새삼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목마를 태운 딸 아이, 와이프와 함께 산책을 하면서 와이프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 중에서도 이런 천이 근처에 있는 조금 더 넓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자며, 그때까지 열심히 돈 벌고, 모으자고 말했다.


울딸~ 울딸이 언제 이렇게 컸는지 시간이 참 빠르네. 울딸이 이렇게 산책할 수 있는 좋은 곳에서 살 수 있도록 엄마, 아빠가 열심히 돈 벌게. 울딸은 지금처럼 건강하고 착하게 잘 자라줘. 공부도 잘해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하더라도 아빠는 괜찮아. 대신 핸드폰은 조금만 하고 이렇게 산책 자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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