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집에 돌아오니 와이프가 일요일 주말에 다른 일정이 있냐고 물었다. 특별히 일정은 없고, 밀린 집안일을 하려고 말하니 그럼 그날 자기와 딸 아이, 그리고 딸 아이 친구 엄마와 친구를 태우고 청와대에 데려달라고 말했다.
청와대에 무슨 일로 간다고 물으니 친구 엄마들과 친구들이랑 같이 견학을 가기로 했고, 이 과정에서 나보고 운전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다른 아빠들과 달리 이미 딸 아이의 친구와 그 엄마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우리 차로 한 친구네랑 같이 가자는 것이다.
같이 가는 것은 부담이 없었지만, 문제는 주차였다. 포털을 통해 근처에 주차할 곳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곳 저곳 찾아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결국 회사에 주차를 하기로 했다. 딸 아이의 견학시간 동안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주말 아침 딸 아이 친구와 친구 엄마를 태우고, 청와대로 향했다. 한 시간 가량 운전을 해 청와대에 도착했다. 딸아이와 친구, 그리고 엄마들을 내려준 후 잠시 청와대를 둘러봤다. 나 역시 처음 온 곳으로, 그 큰 규모에 감탄이 나왔다.
길에 오래 주차를 할 수 없어 다시 차에 탄 뒤 회사로 향했다. 주말당직이 아닌데, 회사로 온 만큼, 따로 일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월요일에 할 일을 미리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을 하는 중간 중간 와이프로부터 딸 아이의 사진을 전송받았고, 즐거워하는 딸 아이를 보며 나 역시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일을 한 후 오후 2시쯤 와이프한테 전화가 왔다. 이제 막 견학이 끝났고, 딸아이 친구들과 광화문도 방문을 한 뒤 서점을 들렀다가 집에 돌아오자는 내용이다.
그 즉시 회사를 나와 딸 아이가 식당에서 놓고 온 수저세트를 찾은 후 교보문고로 향했다. 오랜만에 대형 서점을 온 만큼, 혼자 책을 찾아보며 시간을 보냈다. 주식투자와 같은 재테크 분야에서 여러 책을 훑어봤다.
한 시간 가량 지난 후 와이프와 딸아이가 서점으로 왔다. 그 즉시 같이 책을 고르고, 딸아이가 가지고 싶어하는 장난감을 골랐다. 이 과정에서 딸아이는 마니또를 가지고 싶어하는 딸아이와 와이프간 실갱이가 벌어졌다. 딸아이는 가격이 저렴한 만큼, 사달라는 입장이고, 와이프는 딸아이 생일선물로 몰래 사둔 만큼, 성능이 안 좋은 장난감이라고 말하며 딸아이를 달랬다.
장난감을 못 사 속상한 딸아이를 달래며 집으로 출발했다. 차에서도 장난감 때문에 울기도 한 딸은 피곤했는지 이내 잠이 들었다.
울딸~ 장난감은 엄마가 생일선물로 서점에 있는 것보다 비싸고 더 좋은 걸로 샀어. 생일날 되면 알게 될거야. 그리고 오늘 견학과 체험이 울딸한테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네. 앞으로도 엄마, 아빠가 울딸 많은 것 경험하게 해줄게. 대신 숙제는 미리미리 다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