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기자의 육아기행] "너무 먼 거제도 그래도 좋다"
매번 와이프와 여행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오는 국내 여행지가 바로 거제도다. 아는 지인들이 다들 거제도로 여행을 갔다왔고, 한 목소리로 너무 좋다고 말을 해줘 자기도 가고 싶다는 것이다.
거리가 있는 만큼, 2박3일로는 힘들어 5월 어린이날 연휴 때 가기로 했다. 미리 와이프와 같이 6일 하루 연차를 쓰기로 했다.
5월5일 어린이날 아침. 전날 준비한 짐들을 트렁크에 넣고, 온 가족이 거제도로 향했다. 티맵 기준 집에서 거제까지 거리는 380km, 걸리는 시간은 6시간이 나왔다.
아침 7시30분에 출발했지만, 연휴인 만큼, 고속도로엔 차들로 가득했다. 아침을 못 먹고 나와 9시쯤 휴게소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 다시 거제도로 향했다. 대전까지 가는데만 4시간 넘게 걸렸고,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탄 후 조금 길이 뚫렸다.
오후 1시가 넘어 다시 휴게소에 들러 점심을 서둘러 먹고 다시 출발했다. 거제도에 진입한 시간은 4시 언저리. 고속도로에서 나오고 국도를 타고 가는데, 저 멀리 바다가 보였다. 넒은 바다에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회사들의 배들이 보였다.
그렇게 20분 가량을 더 가 우리가 묵을 곳인 '소노캄 거제'에 도착했다. 체크아웃을 하며 리조트를 둘러봤다. 리조트 내 스타벅스와 마트, 그리고 야외수영장까지 시설이 양양 솔비치만큼 좋았다.
늦게 도착해 높은 층을 배정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데스크에서 신경을 써줘 좋은 방을 배정받았다. 짐을 방으로 옮긴 후 리조트 주변을 구경했다. 바다로 연결된 다리며, 리조트 내 포토존 등을 구경한 후 간단히 저녁을 먹으면서 거제도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휴게소 2시간을 포함해 총 9시간 가량을 혼자 운전해 힘들었는지, 이내 잠이 들었다.
거제도 2일 아침. 미리 집에서 준비해 온 간편식을 방에서 간단히 한 후 리조트를 나섰다. 이틑날 첫 일정인 외도로 향하기 위해서다.
장승포항에 도착해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한 외도 유람선을 탔다. 유람선에서 안내분의 안내에 따라 섬들을 구경하고, 가판으로 나왔다. 딸 아이와 함께 미리 준비한 새우깡으로 갈매기를 불렀지만, 기대와 달리 갈매기들은 새우깡을 채가진 않았다. 아쉬워하는 딸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유람선에서의 시간을 보냈다.
장승포항에서 출발한 지 30분 가량이 지나 ‘외도 보타니아’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이내 다른 배들도 몰려와 외도엔 금세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같이 가면서 곳곳의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길의 경사가 있어 올라가는데 조금 힘들긴 했지만, 경치가 너무 좋아 힘든 것도 금세 잊을 수 있었다.
특히 제일 위에 있는 천국의 계단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여기가 정말로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며 사진을 촬영했고, 우리 가족 역시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다.
힘들게 올라와 목이 말랐는데, 근처에 작은 카페가 있어 음료수와 과자를 사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천국의 계단 위로도 길이 나있는데, 배 시간이 다 돼 그만 내려가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기념품샵도 들리고, 화장실도 다녀왔다.
배에서 내린 선착장에는 이미 배를 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고, 우리 가족 역시 줄을 서 배를 탔다. 다시 장승포항으로 가는 길에는 배의 2층 가판에는 갈 수 없어 좌석에 앉아 바다 경치만 감상했다.
장승포항에 도착한 후 낙지요리 전문점인 '폴리스낙지'로 향했다. 딸 아이가 좋아하는 낙지탕탕과 해물뚝배기 정식을 먹었다. 가자미 튀김 등 사이드 메뉴도 잘 나오는 등 만족스럽게 점심을 해결했다.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차를 타고 두 번째 목적지인 '바람의 언덕'으로 향했다. 미리 블로그를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주차가 정말로 힘들었다. 차들은 많은데, 주차 공간이 너무나 부족했다. 유료 주차장에도 차가 꽉 차 있었는데, 운 좋게 차 한 대가 빠지면서 주차비 없이 주차할 수 있었다.
차에서 내려 바람의 언덕으로 향했다. 계단을 올라 가는 코스인데, 힘들어하는 나와 달리 딸 아이는 힘차게 잘 걸어갔다. 바다를 보면서 계단을 다 올라가자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이 나타났다. 특히 커다란 풍차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너무나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런 풍차를 배경으로, 또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 다시 계단을 내려왔다.
바람의 언덕을 나와 와이프가 가고 싶어하는 카페로 향했다. ‘외도널서리’라는 곳으로, 입구에 아름다운 정원이, 그리고 야외로 나가면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카페였다.
음료와 빵 등을 주문한 후 야외로 나왔다. 이미 사람들로 가득해 자리를 잡기 어려웠고, 그나마 잡은 자리는 그늘이 없어 너무 더웠다. 덥다는 장모님의 말에 비록 경치는 잘 안 보이지만, 그늘로 다시 자리를 잡고 음료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시간이 돼 다시 리조트로 돌아왔다. 이날 저녁은 리조트 내 뷔페에서 하기로 했다. 운 좋게 창가에 자리를 잡은 우리 가족은 뷔페에 있는 여러 음식을 맛봤다. 나름 비씬 돈을 주고 온 뷔페인 만큼, 딸 아이에게 최대한 많은 음식을 먹이고 싶었지만, 얼마 먹지 않은 딸 아이는 배가 부르다며 많이 먹질 않았다. 한 시간 조금 넘게 저녁식사를 한 후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첫날만큼은 아니었지만, 많이 돌아다녀 피곤해 쉬려는데, 대뜸 딸 아이가 리조트 정원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집에서 챙겨온 펌프 에어로켓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쉬고 싶었지만, 딸 아이의 성화에 다시 방을 나와 리조트 정원으로 갔다.
어두운 저녁 시간이었지만, 정원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특히 집에서 가져온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펌프 에어로켓’을 꺼냈다. 야광이 되는 펌프 에어로켓을 설치한 후 딸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발로 힘껏 펌프를 밟았다. 하지만 힘이 약했는지, 에어로켓을 높게 올라가지 않았다. 실망할 틈도 없이 빨리 다시 설치하라는 딸의 성화에 나는 다시 에어로켓을 설치하고, 딸 아이는 밟고 다시 설치하고를 반복했다.
이렇게 딸 아이와 둘이 펌프 에어로켓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한명, 두명 다른 아이들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불빛이 나오는 에어로켓이 신기했는지 지켜보다가 이내 한 번 해봐도 되냐고 물었다. 딸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줄 서"라고 말했고, 어느새 나는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5~6명의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엄마들이 구매를 어떻게 하는지 묻기도 했다.
그렇게 딸 아이와 한 시간 가량을 놀은 후 다른 아이들과 인사를 한 후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서둘러 딸 아이를 씻기고, 나 역시 씻었다. 이불을 편 후 핸드폰을 보며 쉬고 있는데, 옆에서 조잘대던 딸 아이는 피곤했는지 이미 잠이 들었다. 이런 딸 아이를 안아주며 나 역시 금세 잠이 들었다.
거제도 3일 아침 역시 방에서 간단히 먹은 후 또 다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리조트를 나섰다. 이날의 일정은 통영에서 케이블카와 루지를 타는 것으로 정했다.
리조트에서 차로 한 시간 가량을 운전하니 '통영 케이블카' 타는 곳에 도착했다.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찬 이곳에서 예약한 시간대별로 케이블카에 탑승을 했다. 바다가 보이고, 그 옆에 골프장도 보이는 등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니 이내 정상에 도착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옥상 전망대로 향했다. 드넓은 바다와 여러 섬들이 정말 장관이었다. 지난해 제천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서 봤던 풍경과 비슷했다. 이런 아름다운 장관을 배경삼아 곳곳에 있는 포토존에서 가족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전망대에서 시간을 어느정도 보낸 후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다음 목적지인 '통영루지'로 향했다. 장모님의 경우 루지를 안 타신다고 하셔서 근처 카페에 모셔다드렸다. 루지 타는 곳으로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미리 예약을 했는데도,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입장할 수 있었다.
입장을 한 후 안전모자인 헬멧을 착용한 후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다. 개장한지 얼마 안 된 만큼, 시설이 굉장히 좋아보였다. 코스 역시 다양하고, 그 길이도 다른 곳의 루지보다 더 길었다. 처음엔 딸 아이와 같이 타면서 안내하시는 분의 교육을 듣고 루지를 타며 내려왔다. 코스가 길었지만, 커브가 많아 아주 빠른 속도로 내려오진 못했지만, 바다 경치를 보며 탈 수 있는 게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딸 아이와 첫 번째 루지를 탄 후 다시 한 번 타기 위해 리프트를 탔다. 내려서 다시 딸 아이와 타려고 하는데, 딸 아이가 자기가 혼자 타고 싶다고 말했다. 위험할 것 같아 같이 타자고 했는데, 자기 또래의 다른 아이도 탄다며 자기도 혼자 타고 싶다고 졸라 마지못해 허락했다.
내가 제일 앞에서 가고, 그 뒤를 딸 아이가, 와이프가 그 뒤를 따라서 타기로 했다. 불안한 마음에 뒤를 돌아보며 딸 아이를 지켜보는데, 딸 아이는 이런 나의 걱정과 달리 잘 타면서 내려왔다. 중간 좁은 통로에서 걸리긴 했지만, 처음 혼자 타는 것 치고는 큰 문제없이 루지를 작동했다.
두 번째 루지를 탄 후 딸 아이는 혼자 타는 게 재미있었는지 더 타고 싶다고 졸랐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아 기다리는데 시간이 걸리고, 카페에서 기다리는 장모님을 생각해 여기까지만 타기로 했다. 나오는 길에 기념사진을 찍고,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은 후 장모님을 모시러 다시 카페로 향했다.
장모님을 모신 후 점심을 먹으러 생선구이집인 '통영생선구이'로 향했다. 통영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집인 만큼 식당엔 사람들로 가득했다. 무엇보다 서울과 집 근처에서 먹는 생선구이와 달리 이곳의 생선구이는 그 크기가 남달랐다. 생선의 크기는 물론, 다른 사이드메뉴까지 맛도, 양도 풍부했다.
맛있는 점심을 마친 후 이날의 마지막 일정인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근처 해변가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수영복을 입힌 딸 아이와 바닷가로 향했다.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아니고, 몽돌이 깔려있는 해수욕장이다. 예전에 사람들이 몽돌을 많이 가져갔는지, 지금은 채취 금지라는 표지판도 세워져있었다.
바닷가에서 딸 아이와 몽돌을 구경하고, 바닷물에 발도 담가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몽돌 가운데 납작한 몽돌을 골라 어린시절 재미있게 놀던 물수제비 놀이도 딸 아이와 함께 했다.
이렇게 외부에서의 일정을 다 소화한 후 다시 리조트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왔다. 서둘러 딸 아이를 씻기고, 나도 씻은 후 바로 이불을 폈다. 신나게 놀은 딸 아이가 먼저 잠이 들고, 나 역시 이내 잠이 들었다. 이렇게 거제도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나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 연휴 마지막 날로, 길이 밀릴 것을 예상한 우리는 서둘러 짐을 챙긴 뒤 방을 나섰다.
나는 짐을 차에 실고, 장모님과 와이프, 딸 아이는 체크아웃을 하러 로비로 향했다. 짐을 실은 후 로비로 다시 와 사진을 찍은 후 차에 올랐다.
와이프는 연신 거제도 여행이 너무 좋았다며 더 있다가 가고 싶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렇게 거제도에서의 가족여행이 모두 마무리됐다. 집까지 도착하는데 또 9시간이 걸리는 등 가고 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을 제외하면 너무나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울딸~ 할머니랑 엄마, 아빠랑 같이 한 거제도 여행이 즐거웠니? 아빠는 운전하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울딸이 가족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가졌으면 그것으로 만족해. 코로나19로 해외는 못 가지만, 그래도 시간 되는대로 좋은 곳 많이 데리고 갈게. 대신 숙제만 밀리지 않고 잘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