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기자의 육아기행] "끝나고 데리러 갈 수 있지?"

by 피구니

8월의 어느 일요일. 새벽 일찍 집을 나가는 와이프가 한 말이다. 이날은 미리 골프가 예정돼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딸 아이를 포함한 친구 4명이 '키자니아'에 가기로 돼 있었다.


'키자니아' 선생님을 초빙해 아이들만 체험을 하는건데, 갈 때는 다른 친구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고, 끝날 때는 나보고 데리러 오라는 것이었다.


다른 친구들 엄마와 아빠는 다들 일정이 있어 나보고 애들을 데리고 오라는 것인데, 새벽부터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통상 골프가 짧아야 4시간이고, 끝나고 식사, 여기에 잠실까지 가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일정이 빠듯해 보였기 때문이다.


알겠다고 말하고, 예정된 골프 일정을 소화하는데, 중간 중간 와이프의 걱정스러운 카카오톡 메시지가 날라왔다. "언제 끝나?" "애들 데리러 갈 수 있지?" "못 가면 지금이라도 말해" 등등.


오랜만에 필드에 나가 가뜩이나 공이 안 맞아 스트레스를 받는데, 와이프의 톡은 이런 나의 멘탈을 더욱 흔들었다.


결국 동반자에게 폐를 끼칠 정도로 망한 골프를 마쳤고, 점심도 나로 인해 서둘러 먹고 해당 일정을 마무리졌다. 다음에 여의도에서 술 한잔 하자는 말로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서둘러 아이들을 데리러 잠실로 향했다.


일요일 오후라 길이 조금 밀려 마음이 조급했지만, 다행히 잠실 근처에선 길이 뚫려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나오는 곳에서 앉아서 핸드폰을 보며 시간을 보냈는데, 저 멀리서 딸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가 왔다고 말하자 딸 아이는 달려왔고, 작년부터 자주 봤던 아이들 역시 나를 보자마자 달려왔다. 오늘 교육을 담당해주신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아이들 4명과 함께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로 돌아와 어느 자리에 앉을지 아이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했고, 딸 아이는 그렇게 원하던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집으로 가는 길에 아이들은 핸드폰으로 서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게임이 조금 지겨웠는지 노래를 틀어달라고 요청했다. 신호에 걸려 대기하는 순간 서둘러 아이들이 원하는 노래를 틀어줬고, 아이들은 목소리를 높여 노래를 불렀다. 아이들은 차가 설 때마다 다른 노래를 원했고, 나는 운전을 하면서 노래까지 검색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한 친구의 집에 도착했고, 친구 엄마는 아이들 다 같이 저녁을 먹이겠다고 해 아이들만 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와이프에게 아이들 사진과 함께 오늘의 일정에 대해 말한 뒤 이내 쇼파에서 잠이 들었다.


조금 잠이 든 후 딸 아이를 데리러 간다는 와이프의 말에 다시 일어나 친구 집으로 향했다. 신나게 놀고 더 놀고 싶어하는 딸을 달래서 집에 돌아오면서 오늘의 힘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울딸~ 오늘 친구들이랑 하루 종일 재밌게 놀아서 즐거웠어? 아빠는 조금 힘들었지만, 그래도 울딸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어. 울딸이 친구들이랑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아빠가 엄마 많이 설득해볼게. 대신 친구들이랑 싸우지말고, 사이좋게 잘 지내줘~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빠기자의 육아기행] "많이 알아봤네.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