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기자의 육아기행]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빠르대"

by 피구니

딸 아이가 어느 날부터 가슴이 아프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배가 아픈 게 아니라 가슴이 아프다며 칭얼대는 일이 많아졌고, 그럴 때마다 나는 딸 아이를 눕힌 후 가슴과 배를 쓰담아줬다.


그러던 어느 날 와이프가 병원을 알아보자고 말했다. 이유인즉 딸 아이의 가슴이 나오고 있고, 이게 원인이 돼 가슴이 아픈 것 같다는 것이다. 아직 2학년인데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는 게 와이프의 설명이었다. 그 즉시 성조숙증 병원을 알아봤고, 어렵게 예약을 해 검사를 받기로 했다.


신촌세브란스로 검사를 받기로 가는 날. 연차를 쓴 내가 딸 아이를 차에 태워 병원으로 향했다. 가서 간단한 신체검사와 소변검사를 한 후 의사선생님과 면담을 했다.


그런 후 피검사를 진행했고, 딸 아이는 처음으로 자진의 몸에서 피를 빼는 검사를 경험했다. 그 조그만 팔에서 6통의 피를 뽑았다. 울법도 한데 딸 아이는 울지 않고 잘 참는 모습을 보였다.


피검사를 마친 후 다시 진료실 앞에서 대기를 했다. 이후 딸 아이 차례가 돼 다시 의사선생님을 만났다. 의사선생님은 딸 아이가 조금 빠른 편이긴 한데, 현재로선 약이나 주사를 처방하기 보단 검사 결과를 보고 결정하자고 말하셨다. 그러면서 검사 결과는 아이는 안 와도 되고 보호자만 오면 된다고 말하셨다.


그렇게 검사를 마친 후 딸 아이에게 선물을 사주기 위해 병원 내 편의점을 찾았다. 피검사 때 울지 않고 잘 참은 딸 아이에게 가지고 싶은 것 2개 고르라고 말했고, 딸 아이는 머리핀과 사탕을 골랐다.


이렇게 검사가 끝나고 검사 결과를 듣는 날이 다가왔다. 이날은 와이프가 연차를 써 병원에 가기로 했다.


출근한 나는 회사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데, 와이프한테 카톡이 왔다. 딸 아이가 조금 빠른 편이라 다른 검사를 한 번 더 하자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검사는 피검사보다 더 힘든 검사가 진행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와이프와 병원 관련 이야기를 더 나눴다. 다음 번 검사 때는 딸 아이가 더 힘들 수 있다며, 딸 아이에게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고, 나는 알았다고 답했다.


소아비만, 환경 호르몬 등으로 아이들의 성조숙증이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딸 아이의 경우 몸무게가 적어 성조숙증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다. 막상 내 딸에게 해당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무거웠다. 부디 딸 아이가 다음번 검사도 잘 받기를 바랄 뿐이다.


울딸~ 저번에 검사 잘 받았는데, 또 검사를 받아야 한다네. 이번에도 저번처럼 잘 참으면서 검사 잘 받자. 잘 받으면 아빠가 또 선물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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