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찾아 온 독감의 계절. 뉴스에 영유아들이 독감에 걸리는 사례가 급증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딸 아이의 독감 접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와이프의 지시를 받자마자 동네 소아과에 일일이 전화하며 독감 물량이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와이프가 접종시킬 독감 백신이 없는 소아과가 대다수였다. 독감 맞으려는 사람은 많은데 반해 물량이 받쳐주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가운데 와이프가 원하는 제품의 독감 백신이 있는 소아과를 찾아냈고, 그 즉시 예약을 했다.
토요일 딸 아이의 학원 일정을 모두 소화한 후 광교의 한 소아과로 향했다. 해당 소아과 원장님은 딸 아이를 아기 때부터 봐주신 분으로, 잘생긴 얼굴에 약을 쎄게 안 쓰는 선생님으로 동네에서 인기가 많은 분이었다.
순서를 기다리고 온 식구가 진료실로 들어갔다. 당초 딸 아이와 와이프만 맞으려고 했는데, 그냥 나도 맞기로 했다. 와이프는 회사에서 지원을, 나는 회사에서 지정한 병원에서 지원을 해주는데, 해당 병원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제약사의 독감 백신만 있었다. 의사 선생님께 해당 제약사의 제품을 말하니 그냥 회사에서 지원하는 백신을 맞아도 된다고 하셨지만, 와이프의 제안에 그냥 사비를 지불하고 맞기로 했다.
딸 아이가 먼저 팔을 걷어 주사를 맞았다.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딸 아이는 울지도 않고 침착하게 주사를 잘 맞았다. 이어 와이프, 그리고 내가 맞았다.
독감 백신을 접종한 당일은 간단한 샤워만 가능하다고 설명을 들은 후 진료실을 나와 결제를 한 후 병원을 나왔다.
코로나19와 더불어 독감까지, 소위 트윈데믹이 우려된다는 뉴스를 종종 듣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아이들에겐 치명적일 수 밖에 없어 독감 백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독감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도 독감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을 딸 아이가 5살 때 이미 경험한 바 있다. 당시 딸 아이는 한 번도 아닌 A형, B형 독감을 차례대로 걸렸다. 당시 와이프와 내가 번갈아가며 연차를 써 딸 아이를 돌본 기억이 있다.
부디 이번엔 안 걸리고 그냥 넘어가길 기원한다. 아픈 딸 아이를 지켜보는 것 만큼 곤혹스러운 일도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딸 아이가 맞은 백신이 독감으로부터 딸 아이를 지켜주기를... 그리고 와이프와 나 역시도 무탈하게 지나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