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기자의 육아기행] "머리 안 묶어 학교 갈래"

by 피구니

육아휴직에 들어가기 전 많은 걱정거리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우려한 부분이 바로 딸 아이의 머리를 묶는 일이었다. 손녀의 머리를 정말 예쁘게 묶어주시는 장모님과 달리 아빠인 나는 소위 '똥손'이기 때문이다.


장모님이 하시는 것을 직접 지켜보는 것을 보고, 유튜브도 찾아보며 배우려고 했지만, 실제 딸 아이의 머리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머리를 따는 것은 고사하고, 뒷머리를 하나로 묶는 것조차 어려웠다. 나름 잘 모았다고 생각해 고무줄로 묶다 보면 머리가 삐져나오거나 엉키는 경우가 많았다.


사정이 이렇자 딸 아이는 "아빠 똥손! 나 머리 안 묶어. 그냥 학교 갈래"라고 말하며, 머리 묶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친한 친구의 머리를 따라하고 싶다며, 미용실에서 앞 머리와 뒷 머리를 짧게 자르기까지 했다.


딸 아이의 머리가 짧아지면서 힘든 과제 하나 줄었다고 내심 좋아했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했다. 딸 아이의 머리가 자라는 가운데 날씨마저 더워지면서 딸 아이의 머리를 다시 묶어줘야 했기 때문이다.


아빠한테 머리 묶기는 것을 싫어하는 딸을 달래며 다시 머리 묶기에 나섰다. 3줄 따기 등 어려운 머리보단 하나로 묶기, 양쪽 머리 묶기 등 기본적인 묶기라도 잘 하려고 노력했다.


여전히 장모님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실력이지만, 그나마 기본적인 묶기는 가능해졌다.


특히 양쪽 머리 묶기의 경우 머리끈의 위치가 거의 비슷해졌다. 아빠가 머리 묶는 것을 싫어한 딸 아이도 머리를 맡기며 점점 더 어려운 머리를 해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금손'인 아빠들과 달리 나처럼 '똥손'인 아빠에게 딸 아이의 머리 묶기는 정말 난이도 높은 육아 중 하나다. 어릴 때만 할 수 있는 머리를 양육자인 부모가 해줘야 하는데, 아빠인 내게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언제쯤 장모님처럼 이쁜 머리를 해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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