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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구니 Jun 10. 2024

[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아빠랑 인라인 타러 갈까?"

딸 아이가 과거 했거나 지금도 하고 있는 예체능 가운데 정말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 게 바로 인라인이다. 방학 때 인라인 학원을 보냈는데, 선생님으로부터 선수로 키울 생각이 없냐는 제안까지 받기도 했다. 실제로 인라인을 타는 동영상을 봤는데, 자세가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 월등히 좋았다.


이런 이유로 딸 아이와 인라인 함께 타기를 원했었고, 이 과정에서 당근에서 무료 나눔으로 인라인을 얻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 아이의 학원 일정 등으로 인라인을 같이 타질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9월의 어느 일요일. 마침 와이프가 모임이 있어 혼자 딸 아이를 보게 됐고, 낮 동안 학원 일정이 없어 같이 인라인을 들고 집을 나섰다. 집 근처에 규모가 제법 큰 인라인 탈 수 있는 곳이 있어 그곳으로 향했다.

초 가을 맑은 날씨에 인라인 타는 곳엔 많은 아이들이 있었다. 수업을 듣는 아이들부터 혼자 나와서 타는 아이까지. 근처 벤치에 자리를 잡고 딸 아이의 몸에 보호장비를 채운 후 인라인을 신겼다. 나 역시 인라인을 신고 같이 트랙으로 나갔다. 

오랜만에 인라인을 타 적응을 못하는 나와 달리 딸 아이는 트랙에 들어가자마자 신나게 내달렸다. 그런 딸 아이에게 앞을 보고 조심히 타라는 말을 하곤 나 역시 인라인에 집중했다.


몇 바퀴 돌고 나니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그래서 딸 아이를 앞지르는 등 나 역시 속도를 즐겼다. 

그렇게 30분 가량을 트랙에서 보낸 뒤 물을 마시러 다시 벤치로 향했다. 미리 가져온 물을 마신 후 휴대용 선풍기로 땀을 식히며 잠시 휴식을 가졌다. 조금은 더운 날씨에 오랜만에 인라인을 타 힘들어하는 나와 달리 딸 아이는 다시 헬멧을 착용하고 트랙으로 나섰다. 그러면서 앉아있는 나에게 "아빠 빨리 나와"라고 말하는 딸 아이. 

나 역시 헬멧을 쓰고 다시 트랙으로 나가 딸 아이와 내달리기 시작했다. 인라인 타는 것에 완전히 익숙해진 딸 아이는 중간 중간 학원에서 배웠던 기술을 선보이는 등 소위 날라다녔다. 이런 딸 아이의 모습에 인라인 학원을 계속 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딸 아이와 1시간30분 가량 인라인을 탄 후 트랙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숙제 안하고 인라인 또 타고 싶어"라고 말하는 딸 아이. 숙제보다 노는 게 더 좋은 딸 아이의 머리를 쓰담으며 "아빠가 엄마한테 말 잘해볼게"라고 말해줬다.


울딸~ 울딸 인라인 정말 잘 타더라. 선수해도 되겠어. 그리고 아빠는 오늘 울딸이랑 인라인 타서 힘들었지만 너무 재밌었어. 아빠가 엄마한테 말 잘해서 종종 아빠랑 인라인 타러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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