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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구니 Jul 04. 2024

[아빠기자의 육아기행] "다음번엔 엄마를 보내야겠어"

10월의 어느 일요일. 여느 때 주말과 달리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이날 딸 아이가 1학년 때 친구들과 '키자니아'에 가기로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서둘러 아침을 먹인 후 씻기고 옷을 입힌 후 와이프와 함께 집을 나선 딸 아이. 오랜만에 친구들과 '키자니아'에 간다고 좋아하는 딸 아이에게 오후에 만나자며 인사를 건냈다.


딸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하는 '키자니아'는 이번이 4번째. '키자니아' 선생님이 아이들의 체험과 점심식사까지 전담하는 방식으로, '키자니아' 갈 때는 친구 엄마가, 끝나고 데리러 갈 때는 내가 담당한다. 5시에 체험이 끝나는 만큼, 집에서 3시반 정도 출발하면 된다.


딸 아이를 친구 엄마에게 인계한 후 돌아온 와이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커피숍에서 시험공부를 할 것이라며 집을 나갔다. 집에 혼자 남은 나는 간만에 휴식을 즐긴 뒤 집안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후 3시반이 돼 집을 나섰다. 다행히 길이 밀리지 않아 조금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미리 출구 앞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보며 아이들이 나오길 기다렸다.

마침내 5시가 됐고, 아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멀리서 나를 본 딸 아이와 친구들이 달려왔고, 인사를 하며 집에 가려는 순간. 

뒤늦게 딸 아이 친구 2명이 선생님께 달려가 뱃지를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원래 주는 게 아닌데, 달라고 떼를 쓰는 아이들. 나 뿐만이 아니라 선생님도 난감해 하셨고, 이런 아이들을 달래고, 엄마한테 이를거라고 협박도 하면서 겨우 '키자니아'를 나올 수 있었다.  

이전엔 5분 안에 인계 절차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향했는데, 이날은 딸 아이 친구들의 난동으로 30분이나 시간이 지체됐다. 어렵게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집으로 향하는데, 차 안에서도 핸드폰을 가지고 놀며 신나게 노는 아이들. 정신은 없었지만, 그래도 싸우지 않고 잘 노는 모습에 안도하며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또 한번의 위기가 다가왔다. 아이들이 끝나고 또 놀 것이라고 떼를 쓰기 시작한 것. 딸 아이는 바이올린 학원이 예정돼 있어 놀 수 없다고 하자 딸 아이는 물론, 친구들도 놀게 해달라고 난리를 피웠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의 난리는 각자의 엄마들의 안된다는 답변에 일단락이 됐다. 


정신없는 와중에 겨우 동네에 도착했고, 친구들 한명씩 엄마들에게 인계해줬다. 마지막으로 딸 아이와 집에 가는데, 그나마 떼를 안 쓴 딸 아이가 기특해 폭풍칭찬을 해줬다. 집에 들어와서도 와이프한테 이 일을 말해주며 딸 아이가 제일 말을 잘 들어줬다고 말해줬고, 와이프 역시 딸 아이를 안아주며 칭찬해줬다. 


울딸~ 오늘 친구들이랑 '키자니아' 함께 해서 즐거웠니? 아빠는 오늘 너~~~무 정신이 없고, 힘들었어. 친구들이 너무 떼를 쓰네. 그래도 울딸은 떼 안 쓰고 아빠 말 잘 들어줘서 너무 고마워~ 다음에도 이런 일 있으면 아빠 말 잘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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