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마지막 주말. 오전 딸 아이의 피겨스케이트 수업을 마친 후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차를 타고 잠실 롯데월드로 향했다. 은행 어플에서 이벤트로 받은 아이스링크 유효기간 만료가 얼마 안 남아 피겨스케이트를 타기 위함이다. 딸 아이는 오늘 하루에만 2번의 피겨스케이트를 타는 셈이다.
한 시간 가량을 운전해 잠실 롯데월드에 도착했다. 10분 가량 주차장을 빙빙 돈 뒤 어렵게 한 자리를 발견해 주차를 한 후 바로 아이스링크 쪽으로 향했다. 매표소에서 차례를 기다린 후 어플의 QR코드를 등록하고, 피겨스케이트를 받았다.
피겨스케이트를 신고, 장갑을 사서 착용한 후 세 식구는 아이스링크로 들어갔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를 거의 20년만에 온건데, 그때와 다른 건 친구들이 아닌 와이프와 딸 아이와 함께 왔다는 점이다. 이미 피겨스케이트를 곧잘 타는 딸 아이, 그리고 예상 외로 잘 타는 와이프와 함께 피겨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탔지만, 어느정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그런 나를 보는 딸 아이는 "아빠가 먼저 가. 내가 따라 갈게"라고 말하며 자신 만만해 했다.
문제는 사람이다. 처음 도착했을 때와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스링크에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앞의 사람들로 인해 속도를 낼 수 없을 지경이 됐다. 급기야 다른 사람과 부딪힐 뻔한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사람들로 앞으로 잘 나가지 못하는 나와 달리 딸 아이는 작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앞으로 잘 나아갔다.
한 시간 넘게 타다 보니 와이프는 힘들다며 아이스링크 밖 의자에 앉아 있었고, 딸 아이와 나는 마치 동계훈련을 하는 양 거침없이 앞으로 달렸다.
어느정도 얼음에 적응을 한 딸 아이는 앞에 사람이 없으면 자신이 배운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넘어지기도 했다. 그런 딸 아이에게 사람이 많은 곳에선 기술 쓰면 안 된다고 타일렀지만, 자신이 배운 것을 뽐내고 싶은 딸 아이는 멈추질 않았다.
중간 중간 얼음을 정리하는 시간에 휴식을 취하고, 다시 아이스링크로 나가 피겨스케이트를 타고. 이런 과정을 3번 이상을 하고 나니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적지 않게 탄 관계로 딸 아이에게 이제 그만 집으로 가자고 말했지만, 3바퀴는 더 탈 것이라며 듣는 척도 안 한 딸 아이. 결국 딸 아이의 3바퀴는 6바퀴가 됐고, 그러고 난 후에야 아이스링크를 나올 수 있었다.
짐을 정리한 후 주차장으로 가 차를 탄 후 집으로 향했다.
엄마와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는 딸 아이의 목소리가 어느새 들리지 않았고, 신호에 걸려 정차한 틈을 타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엄마와 같이 잠을 자고 있었다.
울딸~ 하루종일 피겨스케이트 타느라 힘들었지? 그래도 아빠는 울딸이랑 같이 피겨스케이트 타서 재미있었어. 다음에 이벤트 또 당첨되면 다시 오자. 그때는 일찍 와서 오래타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