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2학년으로 학년이 올라가면서 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학교 수업의 경우 점심을 먹고 5교시 수업을 하고 하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1학년 때와 달리 점심을 먹고 바로 하교하는 것이 아니라 점심식사 이후 수업을 하고 난 뒤 하교를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점심을 먹지 않고 하교하는 게 아니라 점심을 먹고 하교를 하는 것이다.
학교 수업 뿐 아니라 학원 시간도 많이 달라졌다. 수업이 끝난 후 바로 폴리로 가는 것이 아니라 3시50분 즉, 1학년 아이들이 수업이 끝난 후 학원에 가는 것으로, 중간에 2시간 가량 시간이 남게 됐다. 이 사이 피아노만 다닐 뿐 영어 책 읽는 학원과 CMS 학원은 폴리 수업이 없는 금요일에 가게 됐다. 중간에 학원을 가지 않는 시간엔 와이프가 내준 숙제를 하고 폴리로 가는 식이다.
자연스레 금요일의 경우 저녁 7시반까지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 사이 장모님이 미리 저녁을 먹이지 않으면 7시반 이후에나 저녁식사를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금요일의 경우 외식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딸 아이가 좋아하는 스파게티나 삼계탕이 주된 메뉴로,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9시가 넘는다. 서둘러 씻고 숙제를 조금 하면 11시가 가까워진다.
늦은 시간까지 딸 아이를 학원으로 돌리는 게 마음이 안 좋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학원을 보내지 않으면 딸 아이만 뒤쳐질 수 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부모의 책임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 잠자고 싶은 딸 아이를 달래며 숙제를 마치고 잠을 재우면 그때부턴 나의 집안일이 시작된다. 못다한 설거지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빨래를 개고, 딸 아이의 책가방 준비를 마치면 어느새 11시반. 다음날이 주말이라 다소 마음이 놓이지만, 한생연을 가는 토요일이면 마음이 급해진다. 평일과 마찬가지로 다음날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서둘러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맞벌이에 딸아이 교육에 집안일까지. 학년이 올라가 편해질 법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다. 1학년 때보다 챙길 게 더 많고, 덩달아 할 일도 많아진다. 딸아이가 유아일 때는 초등학교만 가면 편해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학년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편하기는커녕 더 바빠지는 게 현실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인 나 뿐 아니라 딸 아이도 바빠지고, 더 힘들어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다행히 아직까진 딸 아이가 크게 힘들어 하진 않지만, 적지 않은 숙제로 놀고 싶어도 놀지 못하는 딸 아이를 볼 때면 안쓰러운 마음 뿐이다. 이 과정에서 딸 아이가 폴리 시험을 잘 못 보거나 수학 문제를 잘 풀지 못해 와이프한테 혼이 나는 경우 안타까움은 배가 된다.
울딸~ 아직 어린데 숙제하랴 공부하랴 많이 힘들지? 엄마는 울딸이 더 잘할 수 있는데, 안 하려고 해서 많이 속상한가봐. 놀 땐 놀더라도 숙제랑 공부는 먼저 하고 나서 놀자. 그래야 아빠도 울딸 편에서 엄마한테 말을 해줄 수가 있어. 울딸이 해야 할 것 다 하면 아빠가 최대한 많이 놀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