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고향이 아주 멀어요 ^^
이번 추석 연휴는 회사에서 목, 금 2일을 강제 연차 처리해 주시는 바람에 오랜만에 아주 긴 연휴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 덕에 여유 있게 창원에 계신 부모님 산소와 부산 처가댁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2번의 벌초도 즐겁게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처가 부모님들과 많이 웃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머니가 소천하신 지 벌써 22년이 지났지만(돌아보니 제 나이 때 암이 걸리셔서 5년여의 암투병 끝에 돌아가셨습니다) 훨씬 뒤에 소천하신 아버지께는 죄송하지만, 산소에 올 때면 항상 어머니가 그립고 생각나는 거 같습니다.
이번엔 올라올 때엔 하루 더 짬을 내서 7번 국도를 타고 동해안 바닷길을 바라보며 쉬엄쉬엄 올라왔습니다.
처음 가본 동해시에서 하룻밤 묵었는데 레지던스 숙소가 깨끗하고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혹시 동해시 쪽으로 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어차피 식사나 다른 부분은 밖에서 하신다면 저렴하고 깨끗한 레지던스 숙소를 잡는 것도 한 방법일 거 같습니다 ^^
동해 오션시티 레지던스 호텔이란 곳이었는데, 아무래도 호텔사이트에서 직접 하는 것보다 아고다(https://www.agoda.com/)나 여기어때 같은 중계 사이트들이 더 싸서 저희는 아고다를 통해 예약을 했었습니다.
추석 연휴 때는 더 비수기여서 그런가 지금 올라와 있는 가격의 반값 정도에 숙소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에서 걸어서 100m 정도 앞에 '한섬 해수욕장'이란 곳이 있었는데, 작은 해수욕장이었지만 산책로도 잘 되어 있고 저녁에는 조명도 좋아서 한적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가족들과 한번 더 산책을 했는데, 아침은 고요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저녁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예쁜 곳이었습니다 ^^
다음날 바닷가 산책까지 즐겁게 하고 난 뒤에 저희는 여전히 바닷가 길들을 따라 어슬렁 거리며 올라와 강릉에 들렀습니다. 아들이 강릉에 '그림카페'라는 곳을 가고 싶어 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조카가 작년에 한국에 왔을 때 꼭 가고 싶어 하던 곳이었는데, 일정상 가보지 못했던 곳이었습니다만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특이하고 예뻐서 이번 이 여정에 저희 아들은 여기가 가장 가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큰 기대 없이 가봤었는데 오오... 좀 특이하고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명절 연휴 직전이라 일하시는 분이 별로 없어서 차와 케익밖에 안 되었지만, 요 색다른 느낌이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서울 경기에도 생길만해 보이는데, 아직은 다른 지방에서는 본 적이 없는 특이한 카페였습니다 ^^
혹시 근처를 가시면 한 번은 가볼 만한 곳입니다(한번 정도면 될 거 같습니다 ^^)
즐거운 시간을 뒤로하고 집으로 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간 곳은 "경포해수욕장"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사춘기를 한참 지나고 진로 때문에 고민할 때,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과 1:1 데이트로 가던 "아빠캠프"를 강릉에 와서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경포해수욕장에서 안목해변까지 바닷가를 따라 산책로가 있음을 알았고, 4킬로 남짓 되는 길을 함께 걸으며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던 추억이 있는 곳입니다.
오랜만에 함께 그 길을 조금만 걷기로 하고 경포해수욕장에 왔습니다.
명절 연휴 끝난 다음날이라 한적하고 조용한 바닷가가 너무 좋았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함께 그 길의 일부를 즐겁게 걸었습니다.
몇 년 뒤에는 두 아들도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며 독립해 나갈 텐데, 그전에 시간이 날 때 이렇게 추억이 있는 곳들을 함께 즐겁게 걷고 누리면서 우리 마음에 좋은 추억들을 계속 쌓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거 같아요.
이후 경포대를 떠나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아내와 아들과 대화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즐겁게 이번 추석명절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꽤 먼 길을 움직였지만, 이제 훌쩍 커서 운전이 되는 아들과 나눠서 운전하니 체력도 마음도 여유가 생겨 더 즐거웠던 거 같습니다.
꽤 오랜 시간을 돌아 돌아 힘든 시간들을 많이 보냈고, 나름 치열하게 살아왔던 거 같아요.
지나온 시간들을 생각해 보니, 그러면서 제 스스로는 많이 성장하고 사회에 유능해졌을 수는 있었겠지만, 부모님들과 제대로 된 여행 한번 가보지 못한 채 어머니를 떠나보냈던 거 같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할 즐거운 시간들을 참 많이 놓쳐버린 게 지금 지나서 돌아볼수록 아쉬워요.
그래서, 여전히 여러 족쇄들이 있지만 제 품을 아이들이 떠나기 전에 우리 네 식구가 함께 즐거운 추억들을 많이 쌓으며 살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게 되는 거 같습니다.
몸은 조금 피곤했지만 이번 추석은 아주 감사한 시간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