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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씨 Dec 18. 2024

청년들에게 들려줬던 이야기(1)

고성 평화기행을 다녀와서(5)

요 며칠 동안 나라가 매우 시끄러웠습니다.

청렴하고 강직해 보이는 겉모습에 속아 이상한 사람을 나라의 대표로 앉힌 대가를 온 나라가 치러내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온 국민과 나라를 함께 망해보자 모드로 할 수 있는지 이해도 되지 않습니다. ㅠㅠ


그러다 문득 이번 고성 평화기행을 가며 청년들과 나누는 시간에 청년들과 나눴던 이야기들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우리 청년들에게 남과 북의 평화는 단순히 멀리 있는 감성적인 얘기도 아니며, 몇몇 사회운동가들의 이념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고 청년들이 앞으로 살아가며 부딪쳐 나가야 할 수밖에 없는 피할 수 없는 실존적 이슈임을 설명해 주고 싶었습니다.


2008년 남북교류가 금강산 사태로 깨어지고 우파의 탈을 쓴 이상한 사람들(저는 우파는 사회를 보수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며 정의와 공의를 지키려 애쓰며 살고 좀 더디더라도 원칙에 따라 옳은 것을 선택해 가려고 애쓰는 사람들이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우파라고 하는 이들중 상당수 사람들(안그런 사람들도 많지만 이런 가짜들이 목소리도 크고 야심도 많아 우리는 주로 그런 자들을 보고 있지요ㅠㅠ) 대를 이어 각종 탈법과 불법으로 부를 쌓고, 그 부를 이용해 정치권력을 다양하게 잡고 염치도 없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뻔뻔하기 그지없는 이들이 "자신들은 우파다"라고 우기며 나라를 자신들의 입맛대로 흔들고 있는 거 같습니다)이 남북의 긴장 상황을 정치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리저리 이용하면서 오랜 기간 물밑으로 열심히 애써온 많은 이들의 노력과 성과들을 다 망가뜨려서 우리 사회는 어느새 북한을 가장 적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대가 되었고, 저희 아들들을 포함한 우리 젊은 세대들은 북한과 상관하지 말고 외면하고 싶어 하고 신경 끄고 싶어 합니다.


함께 한 우리 청년들에게 이들이 좀 더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방법으로 설명해 줄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얼마 전 제가 회사에서 내년도 계획을 세우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생각나서 그 내용으로 함께 나눴었습니다.


 



"얘들아, 내가 얼마 전 회사에서 2025년 원 달러 환율예측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어.

그래서 한국은행과 국내 예측기관들의 지표와 미국의 보수적인 단체들과 약간 급진적인 단체들의 예측자료들을 찾아보았거든.

그랬더니, 한국은행과 한국 기관들은 1350원 전후로 시작해서 후반부로 가면 1300원 전후가 될 거라고 하더라.

근데, 미국의 보수적인 예측기관들은 미국 달러의 강세와 함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고(이미 선거전인데 미국 기관들은 트럼프가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습니다) 1400원 초반에서 시작해 1450원대가 될 것이라 예측했고, 약간 공격적으로 보는 예측기관들은 1450원 전후에서 시작해 1400원대 후반 정도로 마감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일부 기관은 1500원이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더라.


한국기관들과 미국기관들의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나는 것에는 미국, 특히 공격적으로 보는 기관에서는 현 정부 들어서서 북한과의 긴장관계가 심해진 부분에 대해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적용했기 때문이야.


"우리는 북한이 싫어요!"라고 하고, "안 보고 살지 뭐"라고 얘기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보지 않아.

남북간의 긴장관계에 대해 우리는 이미 오래돼서 덜 느끼지만, 미국을 포함한 세계의 금융시장은 그렇게 보지 않아. 현실인 거야!


환율이 현재 1300원 초반에서 1500원대가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거 같니?

우리 회사도 원재료를 수입해서 제품을 제조 생산하는 회사인데, 우리 회사와 같이 우리나라는 대부분 원자재를 수입해서 가공하고 만들어 파는 회사들인데, 감당할 수 있는 회사들이 얼마나 되겠니?

그러면 경제는 망가지고 청년들의 취업도, 사회의 기본적인 안전판도 다 무너지게 되겠지.

너희들 가진 주식의 상당수도 엉망진창이 될 거야.

이건 바로 너희들의 실 삶의 현실이 되는 거란다.


현 정부 들어서서 일부 극우 유튜브나 일부 정신 나간 사람들이 "선제공격"이나 "전쟁"류의 얘기들을 너무 쉽게 하는데, 주둥이로 얘기하는 그 사람들이 전쟁에 나가서 실제 수행할 것도 아니고 너희들 청년들이 전쟁도, 이후 무너진 사회를 재건하는 일도 실제 수행해야 하는 끔찍한 현실인 거란다.


우리가 아까 만난 실향민 할아버지 말씀처럼 "전쟁은 어떤 형태로든 일어나면 안돼요"라고 하신 부분은 과거의 내용뿐 아니라 오늘에도 여전히 분명한 현실이란다"

 



여러분

저는 남북의 화해와 평화가 왜 필요한지, 우리가 남북의 관계에서 언제나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를 우리 젊은 청년들에게 설명해 주기 위해 위의 에피소드를 얘기했었습니다.

그런데, 요 며칠사이 정신 나간 사람의 미친 짓에 우리 청년들에게 했던 얘기들을 바로 현실로 경험하게 된 거 같습니다.


정치적으로 남북관계의 긴장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과거 독재자들도 다양하게 이용해 먹긴 했습니다만, 이번과 같이 "선제공격"과 같은 미친 짓을 시도한 것은 독재자들도 안 했던 짓입니다.

다시는 저런 미친 자들이 나라의 수장이 되지 않아야 할 텐데,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속상한 거 같습니다.


남북의 평화는 우리의 안온하고 평화로운 삶을 위해 필수입니다.

우리 자신들만 아니라 우리 다음 세대들을 위해서라도 이 평화를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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