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글은 항상 부담스럽고 평가받는 기분이 앞선다. 사람들의 반응이 보이면 즐겁다가도, 갑자기 괜히 올렸나란 생각이 든다. 가끔은 전부 다 지우고 싶기도 하다. 마음이 계속 변덕스럽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솔직해야 한다고 한다. 글의 수준을 떠나서, 그래야만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기존까지 나의 글쓰기는 그저 일기였다. 자연스러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방법. 혼자 쓰고 읽고 덮었다. 글 쓰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스스로만을 마주할 수 있었다. 외부의 모든 소란으로부터 벗어난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브런치를 기점으로 생각을 공개하고 기록하게 되었다. 혼자 보는 뭔가를 쓰면서, 감정의 출구라는 목적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을 했었다. 근데 앞으로 스스로에게 진실되는데 방해가 되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다. 요새는 공개된 글에서 어디까지 솔직해야 하는지, 또 솔직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쓰고 싶으면서도,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 항상 공존한다.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진다. 나를 나 자체로 드러낸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은유 작가는 공적 글쓰기를 ‘솔직할 수 있는 용기’라고 표현했다. 존재 개방의 수위를 고민하다 보면 자기 몰입이 어려워진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비친 자아의 환영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감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상 타인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물론 좋은 평가를 받으면 좋겠지만, 외부의 잣대로 스스로를 판단하게 되면 주체성을 저당잡히게 된다. 외부로부터 얻는 인정은 상수가 아닌 변수이다. 나는 흔들리지 않는 공고한 중심을 갖고 싶다. 모든 정답은 자기 안에 있다 생각한다. 글쓰기도 그렇겠지. 요새는 솔직함의 과도기에 있는 것 같다. 굳이 글쓰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꼭 거쳐야 할 과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