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에피소드 1 "천 원씩 나눠주었다구요?"
“원장 선생님, 잘 지내시죠? 상담 좀 하고 싶어서요!”
전화기 너머로 소윤이 엄마의 목소리가 마치 긴 바람처럼 불어왔다. 소윤이는 올해 초 어린이집을 졸업한 초등학교 1학년, 첫째 딸이다. 엄마의 목소리 속에 걱정이 잔뜩 묻어 있었다. 나는 걱정을 누그러뜨리고자 차분하게, 조금은 부드럽게 말했다.
“네, 어머니.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사실, 소윤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1,000원씩 나눠줬대요. 그걸로 담임선생님이 저한테 전화를 주셨어요. 잘못된 행동이라고 하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급하고 흥분한 말투다.
“으음… 그랬군요.” 나는 잠시 머리를 굴렸다. 돈이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강한 자석처럼 만능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걸 아이도 알았던 것이다.
“어머니, 소윤이가 다른 사람한테 돈을 받은 적이 있나요?”
소윤이 엄마는 잠시 침묵을 지킨 뒤, 대답했다. “아, 있죠. 아파트 앞집 할머니께서 소윤이랑 동생에게 예쁘다고 천 원씩 주시곤 했어요.”
“아~ 그렇군요! 그럼 소윤이가 그 돈을 받으면서 기분이 좋았겠네요.”
“그랬던 것 같아요, 선생님.”
“그럼 소윤이가 그 돈을 친구들에게 나눠줬을 때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그 아이들은 어떤 친구들이었나요?”
소윤이 엄마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친해지고 싶은 친구들이었던 것 같아요. 아마 친구들의 마음을 얻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
“아, 그렇군요. 그러면 어머니, 소윤이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주세요. ‘돈으로 친구의 마음을 얻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란다. 친구들은 마치 꽃처럼, 진심으로 가꿔야 마음이 피는 법이거든. 돈은 그 꽃에 물을 주는 비가 될 수 없단다. 진심과 배려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지.’ 그리고, 마음을 사는 방법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소윤이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는 듯 잠시 정적이 흐른 뒤 ‘고맙습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아이들은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보다는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더 자주 보고 배우죠. 몇 년 전에 만난 6살 남자아이는 화가 나면 의자를 높이 들어 내던지며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죽어버릴 거야, 죽어버릴 거야."라고 소리를 지르곤 했어요. 부모님은 그 아이 앞에서 자주 다투었고, 그 말을 그대로 따라 하게 된 거죠. 우리는 무의식중에 아이들의 마음에 씨앗을 심고 있다는 걸 종종 잊습니다. 씨앗이 잘 자라도록 돕는 건, 우리 성인의 행동에 달려 있죠.
요즘엔 많은 부모님이 ‘배움’이라는 걸 학원에서만 배우는 거로 생각해요. 하지만 사실, 영유아기는 작은 일상에서 넓은 바다를 항해할 배를 만드는 시간이에요. 작은 배가 큰 바다를 항해하려면, 그 배를 튼튼히 만들고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기도 합니다. 부모님이나 가까운 어른들과의 대화는 그 항해를 위한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얻나요? 친구의 마음, 동료의 마음, 아이의 마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얻으세요? 우리가 하는 행동이 아이들에게는 그 마음을 얻는 방법을 알려주는 본보기가 될 수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의 꽃밭을 함께 가꾸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