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레터] 25년 8월호
안녕하세요 여러분,
8월이 정말 덥고 습했던 만큼 개인의 업무와 상황들도 우리를 힘들게 한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업의 특성 상 미팅도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내부 메신저로도 여러 선/후배들과 많은 소통을 해야하다보니 매순간마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다양한 스탠스를 취해야하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8월은 유독 많은 업무량과 그에 따른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이 작용한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친한 동료나 후배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점심을 먹다가도 바로 이어서 고객사와의 미팅을 해야하기도 하고, 직후에는 파트너사와 씨름을 해야할 때도 있지요.
(갑을 관계로 표현하긴 싫지만) 갑을 관계가 매 시간 단위로 바뀌며, 미팅마다 각자의 스탠스나 역할이 조정되어야하는 우리는 매 순간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지도 몰라요.
미팅과 소통이 많아 실무는 저녁에 하게되는 업무시간 관리 문제를 넘어서 이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법이 무엇일까 고민해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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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통 예술 중에는 '변검' 이라는 것이 있어요.
한자로 변할 변, 얼굴 검 자를 써서 부채로 얼굴을 가렸다가 순식간에 얼굴에 쓴 가면을 바꾸는 극 이에요.
*출처: 나무위키
올해 팀장이 되어서 여러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거나, 제 3자 간의 관계에 의도치않게 개입해야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저는 어떤 가면을 쓰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단순히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팀을 위한 협상을, 때로는 회사를 위한 선택을, 또는 저를 위한 결정을 위해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쓰고 있어요.
맞는 가면인지를 고민하기 전에 일단은 변검처럼 빠르게 바꾸는 것이 올해 저에겐 더 우선순위가 되어버렸어요.
어쩌면 여러분들과 소통할 때도 저도 모르는 가면을 쓰고 있을지도 몰라요 ㅎㅎ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가 누군가를 판단할 때 그 사람의 가면 하나만 보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들도 원치 않는 가면을 쓰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내가 소화할 수 있는 가면의 수를 늘리고, 더 빠르게 가면을 바꾸는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훌륭한 변검술사이자 노련한 직장인의 모습이라면,
나를 정의하는 것은 어쩌면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로 하여금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가 더 나에 대한 정의에 가까운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나는 그저 상황과 사람에 맞는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이니까요.
가면의 화려한 디자인과 손기술에 현혹되는 것이 아니라 가면 속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팀장이/팀원이 되도록 함께 고민하고 많이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변검은 옛날에 인류가 사나운 짐승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얼굴을 바꿔가며 겁주기 위한 것에서부터 유래되었다고 해요.
회사의 수많은 변검술사들도 각자의 사정과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인만큼 우리는 그들의 공연이 끝나면 박수를 치면 되지 않을까요? 각자의 해석과 여운은 뒤로 한 채!
여러분들께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요.(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