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자신에게 묻고 싶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나는 외로운가, 고독한가? 요즘 들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주변에는 사람들도 있고, 함께 나누는 대화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공허함이 있었습니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싶었습니다. 막연한 외로움일까요? 고독일까요?
외로움은 종종 내가 원하지 않게 찾아옵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어도, 내가 원하는 만큼의 마음을 나누지 못하거나, 진정한 연결을 느끼지 못할 때 외로움이 밀려옵니다. 이건 선택이 아닌 내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감정입니다. 외로움은 그저 '없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사랑, 대화, 이해, 이 모든 것이 부족해지는 순간, 외로움은 우리를 지배합니다.
반면 고독은 조금 다릅니다. 고독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고독 속에서 나는 자신과 대면할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있을 때, 나는 나 자신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나를 다시 돌아봅니다. 물론 고독이 길어지면 외로움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본래 고독은 내가 스스로 필요로 하는 '혼자만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고독을 선택한다고 해서 그것이 항상 좋은 선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 고독에 길들여지면 세상과 단절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독도 결국 지나치면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은 나이가 들수록 더 빠르게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시간이 무한정 있을 것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매일이 더 아쉽고,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그 소중함을 더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흘러간다는 사실을 점점 더 느끼게 됩니다.
나는 외로움과 고독 사이를 오가며 살아갑니다. 때로는 외로움이 나를 찾아오고, 그럴 때마다 그 빈 공간을 채우고 싶어 안간힘을 씁니다. 하지만 고독을 선택할 때, 나는 그 속에서 나 자신과 대면할 용기를 냅니다. 고독이란, 그 자체로 나를 온전히 들여다보는 성찰의 시간처럼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외로운가, 고독한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매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외로움은 사람을 찾게 만들고, 고독은 나 자신을 찾게 만듭니다. 그래서 나는 어떨 땐 외로움을 느끼고, 때로는 고독 속에서 나를 돌아보며 살아갑니다. 어쩌면 두 감정은 서로 다르지만, 결국 나를 온전하게 만드는 중요한 부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이 감정들을 더욱 잘 다루게 될 것 같습니다. 외로움과 고독이 서로 교차하는 이 길 위에서, 나는 서툴지만 그 소중함을 배우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그 감정들을 나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지에 대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나는 외로움도 고독도 두려워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 감정들이 내 안에서 조화를 이루고 나를 더욱 온전하게 만들어 줄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